![중국이 대만을 탐내고 있다는 내용의 만평. / 사진 = 대만뉴스](https://thumb.mt.co.kr/06/2023/07/2023072108465168845_1.jpg/dims/optimize/)
![[중대한說]"네 것도 내 것"…반간첩법으로 대만 반도체 탐내는 中](https://thumb.mt.co.kr/06/2023/07/2023072108465168845_2.jpg/dims/optimize/)
21일 대만 반도체 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달부터 중국에서 시행된 반간첩법(방첩법 개정안)이 업계에 중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빌미로 대만 기업인들을 탄압하거나, 핵심 기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우려다. 이 관계자는 "미국 기업도 조사를 받는 판에 대만 기업은 말할 나위도 없다"라며 "현지에 지사나 파견 직원을 두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본토 의지하는 대만 반도체 기업들, 마음대로 주무르려는 중국
![/사진 = 조수아 디자인기자](https://thumb.mt.co.kr/06/2023/07/2023072108465168845_3.jpg/dims/optimize/)
당연히 대만 반도체 기업은 반간첩법의 1순위 적용 대상이다. 대만 반도체는 타이지디엔과 리엔디엔(UMC), 리엔파커지(미디어텍) 등 세계적 수준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가지지 못한 반도체 기술은 물론 우수 인력과 자본을 겸비했다. 중국이 충분히 군침을 흘릴 만하다. 대만 중앙통신은 "많은 대만 기업인이 반간첩법을 두려워하고 있다"라며 "(중국이)계좌를 동결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한 요구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대만 재계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은 대만 기업들의 높은 중국 의존도 때문이다. 같은 중화권이고, 한국·일본에 비해 대만 기업의 가격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대만 제품을 선호한다. 화웨이·비보 등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는 대만산 모바일 AP(반도체) 없이는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리엔파커지가 중국에 제공하는 모바일 AP는 전체 물량의 4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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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지디엔 등 핵심 기업을 중심으로 '탈중국화' 주장이 나오지만 아직 중국 의존도는 해소되지 않은 숙제다. 타이지디엔의 매출 중 중국 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웃돈다. 리엔디엔은 연초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방) 수혜 기업으로 꼽히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만일 반간첩법에 반발해 중국을 벗어난다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대만 반도체는 진퇴양난에 놓이게 됐다. 타이지디엔은 전날 2분기 매출 4808억 대만달러(한화 약 19조 6000억원), 세후순이익(당기순이익) 1818억 대만달러(약 7조 4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0%, 23.3% 줄어든 수치로, 자체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전체 매출도 1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리엔파커지의 2분기 추정 매출도 918억 대만달러(약 3조 7000억원)로 악화가 확실시된다.
가오슝의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큰 시장이지만, 안보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기술이나 계좌, 재무정보 등을 들여다보려는 시도를 늘리고 있다"라며 "대만 내부에서도 디리스킹(위험 완화)을 위해 생산 기지를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섣불리 투자를 포기할 수도 없어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중국 못 버린다지만…"우린 노예될 것" 반도체 거물의 경고
![중국 국기와 대만 국기. / 사진 = 픽사베이](https://thumb.mt.co.kr/06/2023/07/2023072108465168845_4.jpg/dims/optimize/)
대만 반도체가 실적 개선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타이지디엔은 지난 20일 중국 난징에서 생산하는 28나노 공정의 생산 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리엔디엔도 244억 대만달러(1조원)를 투입해 중국 현지에 설립한 합작법인 지분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리엔디엔과 중국 업체 허지엔커지 등이 합작 법인에 투입한 돈은 7조원이 넘는다.
다만 현지에서 중국 정부의 개입을 꺼리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차오싱청 리엔디엔 전 회장은 올해 초부터 "대만과 중국이 통일되면 대만인은 천민이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연횡을 반대해 왔다. 장중머우 타이지디엔 창업주도 공개적으로 "중국 반도체의 성장 속도를 늦추려는 미국의 시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