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지점장 승진시 내부통제 경력 필수화…"인간 본능 막겠다"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3.07.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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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지점장 승진시 내부통제 경력 필수화…"인간 본능 막겠다"


우리금융그룹이 지점장 승진 시 내부통제 업무경력을 필수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부통제 지점장'을 배치해 영업지점장을 견제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개편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당시 최우선 경영 방향으로 제시한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혁신방안을 도입한다고 20일 밝혔다. 임 회장은 "99.9%가 아닌 100% 완벽한 내부통제 달성을 위해 절대 경각심을 늦추질 말자"고 주문했다.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혁신방안은 크게 내부통제 체계 개편, 임직원 인식 제고, 내부통제 역량 강화 등 세 갈래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체계 개편을 위해 전담인력의 1선 배치, 신사업 내부통제 검토절차 강화를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 정기인사에서 '내부통제 지점장' 33명을 영업 최일선인 영업본부에 신규 배치했다. 카드·종금·신탁 등 다른 자회사도 하반기 내 배치할 예정이다. 내부통제 지점장은 각 영업본부의 영업지점장을 견제할 수 있게 1~2년차급 지점장으로 임명했다.



신사업 추진 시에는 부서 준법감시담당자의 거부권을 명문화한다. 영업 논리로 내부통제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걸 막기 위한 취지다.

임직원 인식 제고를 위해서는 전 직원이 내부통제 업무를 필수로 경험하도록 한다. 은행에서는 지점장 승진시 내부통제 관련 부서 근무나 내부통제 관련 업무 경력을 필수화한다. 전 임직원이 내부통제를 자신의 업무로 체감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재화 우리금융 준법감시인은 "통상 지점장 승진시까지 20년이 걸리는데,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1년 정도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익히면 전 직원이 돌아가며 근무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부통제 내부자 신고 제도를 지주 차원으로 확대해 각 그룹사가 아닌 지주사로 직접 신고할 수 있게 개편했다. 또 익명성 강화를 위해 외부채널을 통해 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내부 신고자에게는 포상심사기구를 거쳐 최대 1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과 맞춤형 교육에 힘을 실었다. 금융지주 준법조직 내 IT내부통제팀을 신설해 IT 관련 분야 내부통제 전문성을 높였다. 은행의 경우에는 검사실을 검사본부로 격상하고 디지털 검사팀을 신설해 인력이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내부통제 미흡을 차단하도록 시도한다.

또 내부통제 교육 강화를 위해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과 함께 그룹사 직원을 대상으로 금융관련 법령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임직원에게 윤리교육을 실질적 행동지침으로 마련한다.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임직원의 윤리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장광익 우리금융 부사장은 "내부통제는 인간의 본능과의 싸움"이라며 "인간의 본능까지도 감지하고 잡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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