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정창오 기자=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 논란'과 관련해 19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동지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사진=대구시 제공) 2023.07.19 *재판매 및 DB 금지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시장은 전날 대구광역시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골프장 방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수해로 상처를 입은 국민들과 당원 동지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의 골프장 방문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확대됐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침수사고가 일어나고 경북 예천군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폭우 피해가 전국적으로 발생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우선시해야 할 건 사건의 진상 파악"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을 방문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 2023.7.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민의힘 윤리규칙 제22조에 따르면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사고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경우에는 경위를 막론하고 오락성 행사나 유흥·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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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국민의힘 윤리위 부위원장인 전주혜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 "내일(20일) 이제 상정만 하는 것인데 (징계수위를 논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며 "(징계절차가) 개시가 된다면 본인 소명 기회를 주고 (이후에)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징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홍문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2006년 경기도당협위원장 당시 '수해 골프'로 물의를 일으키자 윤리위는 홍 전 의원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렸다. 또 지난해에는 한 현역 국회의원이 수해 현장에서의 실언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전례도 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7.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 시장 측 관계자는 "본인의 판단으로 (사과)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역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징계가 두렵다기보다는 사과를 해야할 시점이라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홍 시장의 사과가 당 윤리위 판단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총선이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어서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늦었지만 사과하고 노력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의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과를 했기 때문에 윤리위가 판단에 어느 정도 참작은 할 수 있지만 자연재해 일어나는 와중에 골프한 것에 대해 엄중 대응했던 전력이 있어서 여러가지 점이 참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