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있는 731부대 박물관에서 방문객들이 재현된 일본군의 인체 실험 장면을 보고 있다. 2015.01.07/뉴스1 (C) AFP=뉴스1 (C) News1 김민수 기자
17일 교도통신과 뉴스1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1940년 731부대 조직개편으로 방역급수부가 됐을 때 일본 관동군이 작성한 것으로 부대 구성과 대원들의 이름, 계급 등이 적혀 있다.
731부대의 구성과 대원의 이름, 계급이 상세히 기록된 일본군 자료가 발견된 건 이번에 처음이다. 731부대 관련 문서는 일본군 패전 당시 소각 명령으로 거의 소실됐다.
문서는 만주 지역에 주둔했던 일본 관동군의 조직개편 보고서이며 표지에는 '군사기밀' 표시가 돼 있다. 작성은 쇼와 15년(1940년) 9월30일로 돼 있으며 관동군 사령부 조제(調製)라고 명시됐다.
장교 명단에는 이시이 시로 부대장 등 97명의 이름이 계급과 함께 적혀 있고 군의관 외에도 의대에서 파견된 의학자들도 '기사'라는 직함으로 기록돼 있다. 731부대와 마찬가지로 이른바 '세균전 부대'로 통했던 100부대 직원 명단도 함께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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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화학무기개발을 위해 중국 하얼빈 남쪽 교외에 구성된 일본의 기밀 부대다. 이 부대에 끌려온 한국인, 중국인, 미국인 등 전쟁 포로들은 일본어로 '통나무'를 뜻하는 '마루타'라고 불렸다. 부대 소속 의사와 과학자들은 이들을 페스트균, 탄저균 등 여러 세균에 감염시켜 관찰하거나 산 채로 해부하는 등 잔혹한 실험을 행했다. 하얼빈시가 확보한 명단에 따르면 이 부대의 실험실에서 죽어간 사망자는 3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발견된 731부대 관련 자료는 육군 내부 보고를 위해 작성된 것으로 전후 후생성(현 후생노동성)으로 이관된 '공문서'다. 이번에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발견됐지만, 이외에도 일본 정부가 보유 중인 드러나지 않은 자료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731부대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마쓰무라 다카오 게이오기주쿠대 명예 교수에 따르면 이번 문서는 과거 일본군의 극비 자료다. 전후 연구와 실험 자료를 미국 측에 넘겨 전범 면죄부를 받은 731부대 의사들은 일본 의학계에 복권됐다. 이번 자료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부대 관계자들이 의학계, 병원, 제약회사 등에 진출한 실태를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