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이달 초 일본 도쿄전력을 방문해 '해양생물 사육'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물에서 넙치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도쿄전력
주한일본대사관은 이날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ALPS로 처리한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관한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다. 일본 외무성과 경제산업성, 자원에너지청, 도쿄전력 등 관계자가 자료를 발표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눴다. 오염수 관련 일본 기관들이 모여 한국 언론에 설명회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ALPS 처리수(일본은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 표현)를 바닷물로 희석해 그 물로 사육한 넙치가 굉장히 건강하게 물속을 헤엄치고 있다"며 "방사성 물질이 있는 환경에서 넙치의 서식과 삼중수소 유입·방출 등을 확인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인 바닷물에서 사육되는 넙치와 ALPS 처리수와 희석한 바닷물에서 사육한 넙치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방사성 물질은 2~3㎞ 이내에 주로 머물며 그 범위를 넘으면 일반 해수와 비슷한 수치라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 사진제공=일본 경제산업성
일본은 현재 오염수 약 134만톤(t)을 1070여개 저장탱크에 보관 중이다. ALPS로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핵종 60여종을 제거 중이다. 다만 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 등은 30여년간 해양방류를 통해 바닷물로 희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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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이날 ALPS를 거친 오염수를 처분할 경우 삼중수소 총량은 연간 22조베크렐(㏃)이라며 우리나라의 고리 원전이 연간 배출하는 49조 베크렐의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출한 시뮬레이션 결과, 발전소 2~3㎞ 이내에 머문다며 한국의 이해를 구했다.
삼중수소 연간 처분량. / 사진제공=일본 경제산업성
우리나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점검한 자체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오염수 해양방류 계획이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이었지만, 방사성 물질을 흡착하는 ALPS 내 크로스플로우 필터 점검 주기 단축과 강화 등을 권고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권고사항을 인지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시찰단과 외교부 등과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이 발표한 보고서 내용도 저희가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한국 시찰단이 2019년 이전 ALPS에서 배출기준을 초과한 핵종 6개를 검출한 데 대해선 "한국 시찰단이 확인하신 데이터는 2018년까지 실적이 중심이었다"며 "2019년 이후 ALPS를 1회 거치기만 하더라도 정부가 규정한 배출기준을 만족했다"고 답했다.
당시 배출기준치를 초과했던 6개 핵종은 스트론튬(Sr)-90, 루테늄(Ru)-106, 아이오딘(I)-129, 안티모니(Sb)-125, 세슘(Cs)-137, 세슘-134 등이다. 이 관계자는 "저희는 국가가 규정한 기준에 못 미치는 물을 '처리도상수'라고 부른다"며 "이 처리도상수를 현재 ALPS를 통해 1회만 처리해도 처리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현재 오염수는 ALPS를 거친 처리수"라면서도 "한국민들의 이해가 넓어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더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