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살걸" 후회 그만…아직 빛 못 본 '10루타' 종목 있다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07.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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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캡 팀장 인터뷰 ④] 김두현 하나증권 미래산업팀장

편집자주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서 횡보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때 일수록 실적과 성장성을 갖춘 종목들이 빛난다. 반짝이는 중소형주를 발굴해온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을 찾아가 종목장세에 대처하는 법을 알아본다.

김두현 하나증권 미래산업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김두현 하나증권 미래산업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에코프로 (106,200원 ▲200 +0.19%), 루닛 (56,500원 ▲2,100 +3.86%) 놓쳤다고 아쉬워 말라."

올해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이며 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에코프로 (106,200원 ▲200 +0.19%)루닛 (56,500원 ▲2,100 +3.86%). 이차전지, 의료AI(인공지능) 대장주로 시장에 자리매김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겼다. 하지만 한편에선 에코프로와 루닛을 놓치고 안타까워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하나증권 중소형주(스몰캡) 전문 분석 애널리스트인 김두현 미래산업팀장은 이미 고점에 다다른 이들 종목을 놓쳤다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알짜 스몰캡 기업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고점 매수'보다 스몰캡 기업들을 발빠르게 연구하고 미리 선점한다면 향후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에코프로가 많이 올랐지만 이차전지 장비 혹은 부품 업체들의 주가는 생각보다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이들 업체가 이차전지의 높은 수요에 맞춰 캐파(설비·물량)를 증설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덕우전자 (8,830원 ▲200 +2.32%), 아바코 (18,300원 ▲690 +3.92%) 등은 적어도 내년까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 시장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두현 하나증권 미래산업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김두현 하나증권 미래산업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 팀장이 이같이 자신 있게 말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2014년 하나증권에 합류한 그는 국내 증권사 최대 규모의 스몰캡 분석팀을 이끄는 수장이다. 현재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스몰캡 분석팀엔 김 팀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애널리스트가 근무 중이다. 단일팀으론 최대 규모이며 연간 스몰캡 분석 보고서 발간 횟수도 전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편이다.

김 팀장은 이차전지 말고도 다른 산업군의 스몰캡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중소형 화장품, 반도체, 디스플레이, XR(확장현실)·MR(혼합현실) 분야가 유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팀장은 "장기적으로 소비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브이티지엠피 (22,100원 ▲650 +3.03%), 선진뷰티사이언스 (8,740원 ▲580 +7.11%) 등 중소형 화장품주(株)가 기대된다"며 "TV 등 가전 수요가 올라가면 피엔에이치테크 (16,130원 ▲210 +1.32%), 켐트로닉스 (28,150원 ▼650 -2.26%) 등 디스플레이 관련주들도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로 XR·MR이 새로운 시장의 메가 테마가 되고 있다"며 "덕우전자, 라온텍 (5,560원 ▼150 -2.63%), 자화전자 (25,550원 ▲150 +0.59%) 등 XR·MR의 밸류체인에 있는 기업들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고 했다.

김두현 하나증권 미래산업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김두현 하나증권 미래산업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그는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스몰캡팀이 다른 증권사보다 더 활발하고 열정적으로 기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가 똘똘 뭉친 하나증권 스몰캡 분석팀은 젊은 감각으로 시장 트렌드와 기술 변화를 빠르게 파악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김 팀장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개인 애널리스트들이 기업들을 개별적으로 선정하고 탐방도 자주 가는 편"이라며 "소비재, IT(정보기술), 미디어, 산업재,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기에 증시의 '숨은 진주'를 발굴하기에 용이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몰캡에 투자하려면 '탑다운(Top-Down)' 방식보다 '바텀업(Bottom-Up)' 방식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경기 변화보다 개별 기업의 성장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기업 탐방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전체적인 산업 트렌드를 읽고 개별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관심 있는 기업들을 직접 탐방하면서 기술 발전 방향, 수주 상황 등을 파악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분석 보고서를 읽을 때도 '무조건 이건 사야겠다'라고 생각하기보다 '애널리스트가 이 종목에 관심을 갖는구나'라고 여기며 방향성을 잡는 게 좋다"며 "오히려 비판적인 마음가짐으로 보고서를 분석하고 기업을 바라볼 때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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