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분리막, 2030년 美·유럽 시장 석권...라이벌은 日"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7.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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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근무자가 분리막 품질 육안 검사를 하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근무자가 분리막 품질 육안 검사를 하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한국 분리막 기업이 글로벌 3대 전기차 시장인 북미·유럽 배터리 시장을 석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으로 현지 진출에 제약받는 중국은 자국 시장에 집중하고, 일본이 경쟁자로 부상하지만, 한국을 넘어서기에 역부족일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30년까지의 분리막 시장 변화 전망치를 담은 '리튬이온 배터리(LIB) 패권 경쟁시대, 분리막의 향방은' 보고서를 17일 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30년 북미·유럽 내 분리막 생산능력 비중이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더블유씨피 등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SKIET가 2030년 연 생산량 38억㎡로 33%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이어 더블유씨피가 34억㎡로 29%를, 지난해 일본 도레이와 유럽 합작법인(JV) 설립을 발표한 LG화학이 15억㎡로 13%의 비중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의 아사히카세이는 이들의 뒤를 이어 16% 정도의 생산 점유율을 가져갈 것으로 봤다. 중국 분리막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한국 분리막 업체의 중요도가 높아진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업계의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미국·유럽 등지에 배터리 스타트업이 생겨나면서 소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분리막은 양극재·음극재·전해질과 더불어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968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시설이 역내에 들어설 것으로 보지만 신생 배터리 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2026~2028년 사이 이를 넘어서는 생산량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는 한·일 배터리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2030년 북미·유럽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SKIET는 현재 한국(증평·청주), 폴란드(실롱스크), 중국(창저우) 등지에서 꾸준히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공장 부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럽 거점 생산시설을 관계사 SK온이 자리한 헝가리가 아닌 폴란드에 둥지를 텄을 정도로 대외 판로 개척에 신경을 쓰고 있는 SKIET는 미국에서도 SK온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를 포함해 다수의 고객사에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택할 방침이다.

지난달 12일 머니투데이와 폴란드 실롱스크주 분리막 공장에서 만난 박병철 SKIET 폴란드법인장은 "폴란드에 터를 잡은 것은 헝가리에 있는 SK온만을 염두에 두지 않겠단 의미"라며 "글로벌 배터리 기업에 최고 수준의 분리막을 공급하기 위해 러시아와 유럽을 관통하는 철로가 지나고, A4 고속도로를 통해 독일과 직접 연결되는 이곳 실롱스크에 전진기지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화 공정률을 높여 효율·생산성을 높여 글로벌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철중 SKIET 사장은 올 초 진행한 SK이노베이션 스키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SKIET는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시장을 개척했고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해 왔다"면서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높은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친환경 분리막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틀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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