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뒤 1조 매출 신약된다"…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자신감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7.1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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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뒤 1조 매출 신약된다"…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자신감


SK바이오팜 (89,200원 ▼400 -0.45%)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물질명 세노바메이트)'의 6년 후 미국 매출 목표를 10억달러(약 1조2600억원) 이상으로 설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익성 높은 현지 직접판매 체제 구축으로 엑스코프리 판매에 따른 영업이익도 6년후 6억달(약 76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평가했다. 계획대로라면 6년뒤 엑스코프리는 미국 시장에서만 연매출 1조원 이상에 영업이익률 60%를 내는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막대한 의약품)로 도약하게 된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첫 단추는 올해 4분기 엑스코프리의 손익분기점(BEP) 도달 여부다. 초기 판관비가 많이 투입되는 직접판매체계 구축 탓에 엑스코프리는 아직 BEP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최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국내외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회사 중장기 성장 전략의 최대 관건은 엑스코프리 매출 전망이었다. 엑스코프리는 한국 제약·바이오사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연구와 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해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허가를 받은 국내 최초 신약이다. 202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된 엑스코프리는 현재 SK바이오팜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엑스코프리의 미국시장 순항 여부가 곧 회사 실적으로 직결되는 구조인 셈이다.

간담회에서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2029년 미국 매출이 10억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은 2021년 782억원에서 지난해 1692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고 올해 1분기 매출도 539억원으로 전년보다 70% 증가한 상태다. 상당히 빠른 성장세지만, 6년뒤 연간 매출 10억달러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회사측은 현지 시장에서 엑스코프리와 경쟁하는 의약품의 특허 만료 등으로 엑스코프리의 시장 장악이 속도를 더해 곧 현지 처방 뇌전증 치료제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현지 1위 치료제인 UBC의 '빔팻'은 이미 특허가 만료된 상태다. 빔팻은 미국 출시 9년만인 2017년 1조 매출을 넘겼다. 2020년부터 미국 판매에 돌입한 엑스코프리의 1조원 이상 매출 달성 시점을 그로부터 9년 뒤인 2029년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가 빔팻과 비슷한 속도로 현지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2029년 미국 매출 10억 달러 이상 달성을 통해 창출할 영업이익 예상치는 6억달러 이상으로 제시됐다. 이 같은 로드맵 대로라면 엑스코프리는 연매출 1조원 이상에 영업이익률 60%를 넘어서는 블록버스터가 된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가 현지 시장에서 중간 유통사를 거치지 않은 직접판매체제로 판매돼 다른 의약품 대비 매출이익률이 높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엑스코프리 직접판매에 따른 매출총이익률은 90% 이상인데 이는 국내 의약품 위탁생산(CMO)사와 바이오시밀러사의 두 배 이상이라는 것이 SK바이오팜의 분석이다.

이 같은 블록버스터 도약을 위한 첫 단추는 올해 4분기 엑스코프리의 BEP 도달이라는게 증권사들의 분석이다. 대규모 판매관리비 투입이 필요한 직접판매체제 구축 특성 상, 현지 판매 초기에는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SK바이오팜은 지난 1300억원대 영업적자를 냈으며 올해도 연간 기준 영업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분기, 분기 기준으로 엑스코프리가 BEP에 도달한 뒤 내년부터 연간 기준 BEP를 달성해 전체 회사 실적도 내년부터는 연간 기준으로 흑자로 돌아서는게 SK바이오팜이 기대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올해 4분기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일단 엑스코프리 현지 처방 수가 연말까지 빠른 속도로 늘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4~6월 미국 엑스코프리 처방수량은 56.6% 늘어 고성장을 지속 중"이라며 "영업 및 마케팅 강화를 바탕으로 신규처방수량도 우상향 중인만큼 처방수량 증가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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