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수익'…돈 몰리는 배당주펀드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7.17 05:40
글자크기
'안정+수익'…돈 몰리는 배당주펀드


최근 1개월간 배당주펀드에 3326억원이 몰렸다. 증시 변동성이 계속되고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면서 인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다.

16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배당주펀드에 최근 1개월간 332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연초 이후 1614억원, 1년 동안에는 180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증시 하락 여파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주펀드 투자에 관심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불안한 증시 상황에서 인컴 수익이라도 얻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까지도 미국 금리인상과 관련해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자 배당주펀드에 돈이 더 몰렸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에서 우수한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춘 기업들은 환경 변화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며 "이에 배당주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노후 자금을 위해 퇴직연금 등 장기투자 관점에서 배당주를 선호하고 있다"며 "연금 투자 시 배당소득세 이연 등 절세가 가능해져 배당 관련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 시장에서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인 'SCHD'(티커명), 'JEPI' 등이 높은 수익률을 내자 국내 투자자들도 배당성장주 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배당성장주는 단순히 배당률이 높은 기업이 아니라 배당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그만큼 기업이 매년 성장한다는 뜻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성장주는 배당수익률이 높지 않을 수 있지만, 배당금이 꾸준히 커진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런 방식을 활용한다면 배당금 재투자에 따른 수익도 높아진다"고 했다. 실제로 SCHD은 10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하고, 시가총액 5억달러 이상, 일 거래대금 200만 달러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배당성장주만 담는다.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SCHD의 연도별 배당금은 평균 12.2% 증가했고, 배당을 포함한 총수익률은 연평균 11.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ETF인 'VYM'의 연도별 배당금은 평균 7.4% 증가했고, 연평균 수익률은 9.9%였다.

이에 국내에도 한국판 SCHD를 표방하는 배당주 투자상품들이 늘고 있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등 세 ETF 모두 SCHD와 동일한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지수를 추종한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초 이후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와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는 각각 2103억원, 382억원이 몰렸다. 지난달 20일 상장한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순자산액은 상장 한 달 만에 2843억원을 기록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투자자들이 노후 준비 차원에서 원금이 유지되거나 배당의 크기가 커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했다"며 "이에 배당을 주는 기업의 성장성, 배당의 성장성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배당성장투자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리츠, 커버드콜, 월배당형 ETF 등 다양한 배당주 투자상품이 나오면서 배당주펀드에 지속해서 자금이 들어온다. 현재 국내 상장된 월배당 ETF는 30개에 이른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배당ETF는 주식형, 채권형뿐 아니라 커버드콜을 포함한 파생형 등의 형태로 다양해질 것"이라며 "인구 구조상 늘고 있는 연금소득자들의 생활 유지를 위해 월배당형ETF를 중심으로 배당주펀드의 성장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