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폴란드서 'K인프라 세일즈'…66조원 우크라 재건 시동

머니투데이 바르샤바(폴란드)=박종진 기자 2023.07.14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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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폴란드)=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7.14.[바르샤바(폴란드)=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7.14.


윤석열 대통령이 폴란드와 정상회담을 통해 9월부터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발굴을 본격화한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과 민간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등 약 520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의 재건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의 핵심 거점인 폴란드와 손을 잡음으로써 '한국-폴란드-우크라이나'의 삼각 협력체계가 갖춰졌다고 설명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13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폴란드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과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진출을 위한 전방위 지원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수석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재건사업의 협력 거버넌스 구축 △정부 지원이 시급한 분야에 파일럿 사업 적극 추진 △민간 주도 사업에 대해 맞춤형 지원 추진 등의 방향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접근하고 있다.

우선 이날 양국 정부가 맺은 '한-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양해각서)'에 따라 고위급 협의체가 구성된다. 최 수석은 "9월부터 한-폴란드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사업을 발굴·추진하기로 했다"며 "지난 5월 국토부와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간에 동일한 내용의 MOU를 체결한 바 있으므로 사실상 대한민국, 폴란드, 우크라이나 정부 간에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3각 협력체계가 완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상시 인력도 둔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플랫폼으로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바르샤바 사무소를 개소하고 현지에 인프라 전담 인력도 파견할 계획이다.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의 규모도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정부 지원이 급한 분야부터 요청이 들어왔다. 최 수석은 "우크라이나는 지난 5월 정부 간 협력 창구를 통해 200억 불 규모, 5000여 개 재건 프로젝트 등에 대해 우리 기업의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며 "우리 정부는 학교·주택·병원 등 긴급시설 복구를 위해 모듈러 건축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우선 ODA(공적개발원조) 자금 등을 활용해 후보지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파괴된 카호우카 댐에 대해서도 이미 시행한 인도적 지원과 더불어 수자원 인프라 재건 기술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최상목 경제수석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주요 경제 일정 및 예상 성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7.06.[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최상목 경제수석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주요 경제 일정 및 예상 성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7.06.
구체적으로는 스마트시티 분야가 주목받는다. 최 수석은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피해를 복구하는 '리빌딩'을 넘어 국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뉴빌딩'을 추진 중"이라며 "특히 전쟁으로 폐허가 됐다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우리의 기술과 경험이 재건에 활용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우리의 지원으로 키이우와 우만에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대 10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는 키이우 등 주요 도시 재건 계획 중 첨단 도시 시스템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향후 첨단교통체계, 스마트물관리 등 다양한 사업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의미다.

이와 별도로 민간 기업들이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는 맞춤형 지원을 추진한다. 최 수석은 "현재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민간 주도의 재건사업은 내일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하는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SMR(소형 모듈 원전), 공항 재건, 건설기계, 철도차량, IT(정보기술) 등 분야의 약 320억 달러 규모"라고 말했다.



[바르샤바(폴란드)=뉴시스] 전신 기자 =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둘러보며 설명 듣고 있다. 2023.07.14.[바르샤바(폴란드)=뉴시스] 전신 기자 =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둘러보며 설명 듣고 있다. 2023.07.14.
대표적 사업으로는 현대건설이 미국 협력기업, 우크라이나 원자력청과 협력해 30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SMR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은 터키 건설기업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리비우시와 협력해 스마트시티 등 현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향후 5년간 예상 수요인 건설 장비 1만4000대의 40%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최 수석은 "사업 초기 단계는 현지 정보와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민간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별로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을 구성해 적극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기업 방문 등 연수 프로그램도 금년부터 실시한다"고 했다.

이어 "향후 사업이 본격화되면 ODA와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통상 3년이 걸리는 ODA·EDCF 절차를 대폭 단축해 우리 기업이 신속하게 재건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국제기구와 공동 파이낸싱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 전쟁 중이고 재건이 초창기이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는 만큼 치밀하게 재건사업 참여를 준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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