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지키려 '트위터' 떠난 광고주들, '스레드'에 둥지 틀까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3.07.14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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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기업들, 가입자 몰린 스레드에 큰 관심"…
당장은 수익화 계획 없어, "연 매출 10조" 전망도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메타가 트위터의 대항마로 내놓은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의 높은 인기에 광고주들이 들썩이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후 트위터를 떠난 광고주들이 스레드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CNBC는 12일(현지시간)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주 출시된 스레드가 1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수많은 기업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스레드는 지난 6일 출시 후 하루도 안 돼 3000만명이 가입했고, 닷새 만에 가입자 수 1억명을 돌파했다.



온라인 광고대행사 티누이티의 유료 소셜 담당 부사장인 나타샤 블루멘크론은 트위터에 대한 광고 집행을 중단한 기업들이 스레드에 광고를 걸 기대에 부풀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머스크 CEO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검열 정책을 폐기한 뒤 각종 혐오 표현과 거짓 정보, 음란물이 범람하자 이미지 악화를 우려한 대형 광고주들은 잇따라 트위터를 이탈했다. 디지털마케팅 분석회사인 패스매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트위터의 상위 1000개 광고주 중 절반 이상이 올해 1월 들어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서 트위터의 광고 수익은 급감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내부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5주간 트위터의 미국 광고 수입은 8800만달러(1124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나 줄었다.



마케팅 기술회사 미크마크의 레이첼 티포그래프 CEO는 "트위터의 브랜드 안전성을 해치는 문제가 계속 늘면서 소비재 기업 등도 스레드에 관심을 보인다"며 그 이유로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성을 꼽았다. 스레드는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간편하게 로그인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 그는 "기업 SNS 관리자가 플랫폼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고, 기존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다만 스레드 출시가 트위터의 광고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판단하기 이른 상태다. 메타는 아직 스레드를 통한 수익 창출에 나서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는 광고주들에게 스레드가 당분간 광고 기능을 넣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일단은 스레드 기능 개발과 사용자 기반을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루멘크론은 "많은 광고주가 시간순 피드, 해시태그 검색 등 스레드의 기능 추가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며 "이런 기능은 기업들이 광고 게시물을 적절한 이용자에게 노출되는지, 인기 토픽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레드의 일간활성이용자(DAU)도 관건이다. DAU는 하루 동안 해당 서비스를 쓴 이용자 수를 집계한 수치로, 플랫폼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온라인 광고 회사 페리온 네트워크의 신임 CEO인 탈 제이콥슨은 "가입자 수는 큰 의미가 없다"며 "현재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이 스레드 계정을 쉽게 만들 수는 있지만, 이들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용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인기가 지속된다면 스레드의 연간 매출이 2년 내 1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회사 에버코어ISI의 애널리스트들은 스레드의 DAU가 오는 2025년까지 2억명에 근접하고 연간 매출이 80억달러(약 10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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