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감초 신품종 '원단'을 개발한 이정훈 박사가 감초 품종개발을 위한 계통육성 시험포장에서 재배상황을 설명하던 중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혁수
하지만 사막지역에서의 무단채취는 토양오염과 사막 가속화를 촉발시켜 전 세계적인 황사 발생의 단초가 됐다. 국제연합(UN)에서는 1994년 사막화 방지 협약 체결을 통해 야생 감초의 수출을 제한하게 됐고 세계 감초 시장은 유럽, 중동 및 아시아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국내 수입 감초 가격은 이들의 이해에 따라 상승세를 계속할 수 밖에 없었다. '감초 작물화' 시도가 국내 연구진의 큰 숙제가 된 배경이다.
감초 국산 신품종인 '원단' /사진=정혁수
감초는 약재로서뿐만 아니라 건강식품, 화장품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사진은 감초를 이용해 국내 개발된 제품들/사진=정혁수
농촌진흥청 원예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환경에 적합한 종간교잡 품종 개발에 힘써 왔으며 2013년 유럽감초와 만주감초를 종간교잡해 국내 최초로 '원감(元甘·최고의 감초라는 뜻)'을 신품종으로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또 올 해 대한민국 약전에 신품종을 등재함으로써 세종대왕 이후 600년 만에 국산 감초를 생산·유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농진청 연구진이 이루어 낸 엄청난 쾌거였다.
이정훈 박사가 충북 음성 인삼특작부 한국약용자원표본관에서 감초 생약표본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표본관은 감초 등 약용작물 기원연구를 진행하는 곳이다. /사진=정혁수
농진청은 '감초 산업화'를 위한 준비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원예원, 충북도농업기술원, 제천시가 업무협약을 맺고 감초를 중심으로 한 약용산업 발전방안 마련에 나선 것도 이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원예원은 감초 신품종 보급 및 고품질 생산기술 등 현장애로 사항에 대한 기술을 지원하고, 충북도원은 특화작목 육성을 위한 연구기술 개발 및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천시는 감초 생산단지를 구축하고 지역특화작목으로 감초를 육성하기로 했다.
농촌진흥청(감초) /사진=정혁수
이정훈 박사가 계통 선발 연구를 진행하는 약용작물 성분분석 실험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정혁수
농진청은 제천시를 감초 주산지 및 종근생산 거점지역으로 육성하기 위해 선도 농가에 1ha 이상 신품종을 우선적으로 보급하는 한편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함께 오는 2024년 전문 생산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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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국산 감초 '원단'은 600년전 세종대왕이 시작해 최근까지 진행돼 온 감초연구의 큰 결실"이라며 "이번 감초의 사례가 국내 약용작물 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품종개발 및 산업화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