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성추행으로 엮어 날리자"…펜싱 국가대표들 '위증' 충격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2023.07.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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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수 전 장애인 펜싱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채널A 박인수 전 장애인 펜싱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채널A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팀 감독이 코치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런 가운데 일부 선수는 감독을 몰아내려고 수사기관에 허위 증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채널A에 따르면 휠체어 펜싱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이자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박인수씨는 2020년 코치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3년 만에 1심 재판부는 "누군가의 제안으로 선수들이 피해 사실을 들은 것으로 입을 맞춘 사실이 인정된다"며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에서는 선수들이 허위 진술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선수들은 진술서를 통해 "박씨를 성추행범으로 엮어 감독직에서 내리자"고 모의한 사실을 실토했다. 또 "박인수 감독님께 엎드려 사죄드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인수씨 선수 시절 모습. /사진=뉴시스박인수씨 선수 시절 모습. /사진=뉴시스
박씨는 파벌 갈등으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사브르, 코치와 선수들은 에페가 주종목이라서다. 실제로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코치는 박씨가 이 사건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나자 신인 감독에 지원했다.

재판부 역시 "(코치와 선수들이) 박씨가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바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3년이다. 저한테는 악몽 같은 30년 같았다. 사람 인생을 이렇게 망가뜨렸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니라고 해도 안 믿어준다. 증인들이 있으니까. 성추행으로 엮이면 유죄 추정의 원칙이 돼버린다"고 토로했다.


선수들은 허위 진술을 인정했지만, 코치는 여전히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박씨는 이달 초 해당 코치를 무고로, 일부 선수는 무고 교사로 경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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