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비디오물' 규제 폐지..선정적인 성인물 유통은 '제한'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300만 관객 고지를 밟았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난 27일 5만7384명을 추가, 개봉 20일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302만2210명). 올해 국내 개봉 영화 중 300만명 이상 본 작품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428만명)와 '스즈메의 문단속' 두 편으로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사진은 28일 서울 한 영화관의 스즈메의 문단속 포스터의 모습. 2023.03.28.

문화체육관광부는 일본 '비디오물'에 대한 규제를 폐지한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드라마·예능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물이 기존에 '영화'로 분류돼 편법으로 등급분류를 받던 관행이 사라질 전망이다.

문체부 산하 영상물등급위원회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4차에 걸쳐 추진했던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정책에 따라 일본 영상물 중 '영화'에 대해선 등급분류를 통해 국내에서 유통되도록 해왔지만 드라마·예능 등 '비디오물'은 아예 등급분류 신청을 받지 않아 왔다.

1998년 '세계 4대영화제 수상작'에 한해 허용했던 일본 영화 유통이 2004년엔 '18세 이상 관람가', '제한상영가' 영화로 사실상 전면개방된 상태다. 하지만 주로 일본 TV를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나 예능은 '개방 허용 일본 영화 중 국내 상영 영화'라는 규정때문에 영화처럼 영화관에 일단 상영된 뒤라야 국내 유통이 가능했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 등 비디오물의 경우 영화관 심야 상영 등 우회적 방법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이번 조치를 통해 일본 드라마와 예능 등 '비디오물'도 영화처럼 등급분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즉시, 영등위는 준비 절차를 거쳐 오는 9월 1일부터 일본 비디오물에 대한 등급분류를 시행한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를 혁파하기 위해 등급분류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K-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발굴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2004년 정책 시행 당시에는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것은 '영화'로, DVD 등과 같은 유형물을 통해 재생되는 것은 '비디오물'로 구분했고 일본 영화에는 규제를 두지 않고 일본 비디오물에만 규제를 적용했다. 그런데 규제 시행 20여 년이 지난 현재, OTT나 IPTV 등 유형물이 아닌 플랫폼의 등장으로 과거 영화와 비디오물 분류가 의미없게 됐다. 관련된 명문화된 규정도 없없다.

문체부는 규제 개선 이후에도 선정성이 과도한 일본 비디오물의 유통은 기존의 제한관람가 등급 제도에 따라 제한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영등위의 등급분류를 받은 전체 성인물 3970편 중 국내물이 2489편(62.7%)으로 가장 비중이 높고, 그 다음이 일본물로 1347편(33.9%)에 달했다.


제한관람가 등급분류는 관련 법상 영등위만 할 수 있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권한이 없다. 영등위는 비디오물등급분류소위원회 내 성인물 전담반을 신설하고, 성인물 등급분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시스템과 심의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한편 '2021년 기준 콘텐츠산업조사'에 따르면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등을 비롯한 K-콘텐츠의 2021년 일본 수출액은 18억 달러로 일본 문화콘텐츠의 국내 수입액인 1억2000만 달러의 약 15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