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필호 위닉스 태국 법인장과 방보공장 직원들이 인터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유재희 기자
이곳에 20년간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기업이 있다. 가전기업 위닉스다. 윤희종 현 회장이 1973년 창립 이후 삼성전자 협력사로 냉장고에 사용되는 열교환 시스템을 자체 개발, 생산해 오고 있다. 창사 이래 50년간 열교환 부품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생활가전 완제품인 공기청정기·제습기도 미국·한국 시장을 동시에 휩쓸고 있다.
위닉스가 처음부터 태국에 생산기지를 세웠던 건 아니다. 첫 해외 진출지인 중국에서는 일찌감치 철수를 결정했다. 대신 2004년 태국 라용 지역에 현지법인 유원전자를 설립, 열교환기 등을 생산했다. 생산 여건·수익성이 악화됐던 중국 부품사업부를 점진적으로 정리해가는 동시에 태국에 생산 거점을 옮긴 것이다.
현재 방보 공장은 공기청정기 등 완제품을 생산하며 미국 수출 물량을 '전담마크'하고 있다. 연간 60만대에 달하는 공기청정기가 생산하는데 태국의 5대 무역항인 램차방항구(Laem Chabang Port)를 통해 미국 등으로 수출된다.
태국에 생산기지를 세운 후 위닉스는 미국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국내기업 중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미국 공기청정기 공식 조사기관인 NPD 통계 기준 2018년부터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톱3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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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C.D를 지켜라…정치적 불안 해소해 '리스크 관리'
진필호 위닉스 태국법인장이 태국 방보공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유재희 기자
심장과 기능 측면에서도 비슷하다. 심장은 1초에 한 번씩 뛰어 대략 1분간 5L의 피를 전신에 일정하게 보낸다. 생산 역시 일정한 생산량을 유지해 수출 물량을 적시에 확보하는 작업이다. 결과적으로 위닉스 경영진의 태국 공장 설립 이유는 이른바 케파(Capacity·생산역량)의 지속성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
진 법인장은 "주문받은 받은 물량들을 정시에 생산해야 한다"며 "재료비 절감 속에서도 생산성이 플러스돼 품질이 보장된 제품을 납기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Q.C.D(퀄리티-Quality, 비용-Cost, 납기-Delivery)가 강조된다. 동일한 제품을 적절한 비용에 제때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다.
그런데 Q.C.D는 대외적 정치적 불안에 치명적이다. 예컨대 생산 거점국과 미국과 악화될 경우 불리한 관세 적용 등으로 가격 경쟁력 이 약해질 수 있다.
진 법인장은 "초기 투자 비용만 보면 태국보다 나은 국가들도 있고 인건비가 낮은 곳도 있지만 종합적인 평가는 태국이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적 정치적 상황에서 문제가 생기면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태국은 그간 미국과의 관계 등을 살폈을 때 생산이나 수출 측면에서 안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수 국내 기업들도 동남아시아에 투자를 결정할 때 고려하고 있는 사안이다. 해외투자 무역 전문가는 "공산주의국가는 정부의 행보 예측·대응이 어렵다"면서 "정부의 정책 결정을 시간적 여유 없이 기업에 알리는 등 경영상 불확실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포스코인터 "태국 변했다…남다른 현지 전략으로 성장"
정세훈 포스코인터내셔널 차장이 인터뷰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유재희 기자
현지의 정책 변화에 맞춰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기업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태국법인은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한 무역상사로서 입지를 굳힌 데 더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태국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BCG 영역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 중이다.
정세훈 포스코인터내셔널 차장은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무역수지 개선보다 중장기적인 기업, 국가 경쟁력제고와 체질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속에서 기존 종합상사의 역할이 중계무역이었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이러한 역할을 넘어 친환경·식량·에너지 사업 내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자산 중심으로 한 벨류체인을 구성하고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양적·질적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