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덮친 '살인 더위'…작년에만 6만1700명 사망했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3.07.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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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5개국 4518만여명 사망자 분석 결과…2003년 기록적 폭염으로 7만명 사망한 수치에 근접

지난해 여름 이례적인 폭염이 찾아온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의 트로카데로 분수에 시민이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사진=뉴스1지난해 여름 이례적인 폭염이 찾아온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의 트로카데로 분수에 시민이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사진=뉴스1


작년 유럽에서 기록적 폭염으로 약 6만1700명이 숨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 역사상 가장 더웠던 2003년 7만명 이상이 사망한 사례에 근접하는 수치다. 기후변화가 수십년간 가속화했으나 폭염 감시 체계나 장기 대응 전략이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셉 안토(Josep M. Anto)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ISGLOBAL) 박사 등 공동연구팀은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이같은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유럽은 지난해 역사상 가장 더웠던 여름을 보냈다. EU(유럽연합) 국가에서 지난해 더위로 인한 피해가 많았다고 밝혔지만 이를 정량화한 연구는 없었다. 대규모 데이터와 극한 기후 현상을 복합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한계 때문이었다.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 속 프랑스 루차즈에서 산불이 숲을 불 태우고 있다. / 사진=뉴스1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 속 프랑스 루차즈에서 산불이 숲을 불 태우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에 연구팀은 EU(유럽연합) 통계기구인 유로스탯(Eurostat)이 구축한 사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 유럽 35개국 4518만여명 사망자 수를 분석했다. 사망 원인과 기온 데이터를 분석했고 그에 따른 폭염 사망자 추정치를 전망했다.



그 결과 지난해 5월30일부터 9월4일까지 유럽 내 사망자 6만1672명이 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염이 극심했던 7월11일부터 8월14일까지 사망자는 3만8881명을 기록했다. 이중 7월18일부터 일주일간 사망자가 1만1637명에 달했다.

폭염 사망자는 이탈리아가 1만80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스페인(1만1324명)과 독일(8173명), 프랑스(4807명), 영국(3469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유럽의 여름은 예년 평균 기온을 크게 웃돌았다. 1991년~2020년 여름 평균기온보다 프랑스는 2.43℃ 높았으며 이탈리아는 2.28℃ , 스페인 2.11℃ 등 대체로 2℃ 이상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는 수십년간 지속됐으며 지난해가 예외라고 볼 수 없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열 감시 플랫폼, 예방과 장기 적응 전략의 재평가와 강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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