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진행했는데…폭스콘, 25조 印 반도체 투자 왜 철회했나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7.1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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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기술 제휴 '난항' 때문인 듯"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대만 폭스콘이 인도 에너지·철강 대기업 베단타와 함께 추진하던 195억달러(약 25조5060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설립 투자 계획을 돌연 철회했다. 폭스콘의 돌연 투자 철회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인도 베단타와의 반도체 합작 투자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성명에서 "현재 베단타가 전액 출자한 법인에서 폭스콘 이름을 지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폭스콘 측은 투자 계획 철회 배경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요 외신은 유럽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기술 협력 파트너로 참여시키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양사의 합작투자 계획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봤다.

폭스콘은 지난해 2월 베단타와 협력해 인도 현지에 반도체를 제조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9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 시설 구축에 19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폭스콘이 발표한 반도체 공장 부지는 모디 총리의 고향인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아메다바드로 선정됐었다. 구자라트주는 모디 총리가 2001년부터 2014년 총리에 오르기까지 주 총리를 지낸 지역이다.



그러다 올해 5월 인도 정보기술(IT) 차관이 로이터에 폭스콘과 베단타의 합작 벤처가 기술 파트너와 제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면서 폭스콘의 인도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단타·폭스콘 합작 벤처는 기술 특허 취득을 위해 유럽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협력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합작법인 지분을 취득하는 등 위험부담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년 넘게 진행하던 폭스콘과 베단타의 합작 투자가 돌연 무산되면서 모디 총리의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모디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반도체 시장 규모가 630억달러까지 성장할 거란 전망을 토대로 해외 기업 유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반도체 회사 타워반도체 컨소시엄(30억달러), 싱가포르 IGSS(30억달러)에 이어 폭스콘의 투자도 중단됐다. 타워반도체의 인도 투자는 인텔의 인수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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