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질주 배터리, IRA 보조금 효과…지금부터 사 모을 다음 수혜주는?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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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캡 팀장 인터뷰 ②]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편집자주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서 횡보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때 일수록 실적과 성장성을 갖춘 종목들이 빛난다. 반짝이는 중소형주를 발굴해온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을 찾아가 종목장세에 대처하는 법을 알아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올해 상반기 2차전지 업종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한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그린(친환경)산업에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대규모 보조금 정책의 시행으로 2차전지가 주목받은 만큼 관련 수혜주인 태양광, 풍력, 수소 등도 앞으로 초호황기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그린산업 전문가로 통하는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그린산업은 이제부터 초호황기에 진입한다"며 "향후 10년 간 미국과 유럽에 각각 1조달러(1300조원) 이상씩 보조금이 그린산업에 뿌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는 종목장세가 예상된다. 증시를 이끌 주도 업종이 어디일지 관심이 커진다. 한 연구원은 하반기 주도 업종에 대한 질문에 단연 그린산업을 꼽았다.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올랐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실적으로 성장성을 증명할 수 있는 시기가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그가 그린산업의 초호황을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책이다. 미국은 올해 IRA를 입법화했고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산 에너지 비중을 줄이는 리파워(REPowerEU) 정책을 내놨다. 하반기에는 미국 IRA와 거의 유사한 보조금 혜택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넷제로 인더스트리 액트가 만들어진다.



한 연구원은 "IRA 보조금이 전기차에 가장 먼저 뿌려지면서 올해 관련주들이 급등했던 것"이라며 "전력망, 풍력, 태양광, 수소 등도 다 같은 흐름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린산업 중 전기차와 2차전지는 대륙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유럽은 일찍부터 전기차가 보급된 만큼 앞으로 고성장은 어려운 반면 미국은 향후 3~4년 간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 내연차 연비 규제를 없애면서 전기차 시장이 2019~2020년 역성장 했다"며 "이제는 다시 성장 추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올해는 60~70%, 내년에는 40~5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덜 오른 2차전지 종목은 지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 2차전지 관련주 중에서는 양극재만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고 나머지 업체들은 올해 오히려 주가가 빠졌다"며 "지금 2차전지에 투자한다면 실적 안정성이 높은 배터리 셀 업체들이 좋다"고 말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재생에너지 분야는 황금기라고 표현할 만큼 긍정적인 시각이다. 미국은 IRA 시행 직후 각지에서 재생에너지 제조업 증설 계획이 발표됐고 유럽은 러시아 전쟁 여파로 지난해 태양광 설치량이 전년 대비 84% 급증했다. 올해 시작된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시점이다.

한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안에서도 시장 규모는 태양광이 풍력보다 압도적으로 큰데 주가 측면에서는 풍력이 태양광보다 더 좋다"며 "미국과 유럽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풍력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국내 업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꼽은 업체가 씨에스윈드 (48,450원 ▲300 +0.62%)다. 한 연구원은 "풍력타워 분야 세계 1위인 씨에스윈드는 미국 내에서 타워를 생산할 때마다 AMPC(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보조금을 받는데 현재 미국 풍력타워 생산의 절반이 씨에스윈드"라며 "유럽은 내년부터 해상풍력과 관련한 기자재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여서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씨에스윈드 투자의견을 '강력매수'로 상향했다.

태양광 업체인 한화솔루션 (29,250원 ▲300 +1.04%)이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업체 SK오션플랜트 (14,020원 ▲630 +4.71%)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요국의 정책적 지원이 꾸준하게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은 아주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씨에스윈드, 한화솔루션, SK오션플랜트 이런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손해볼 일이 없다"고 말했다.

수소산업은 이제 태동기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지금 수소산업은 10년 전 전기차 산업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지금 웬만한 수소 관련주들은 대부분 괜찮은데 그 중에서도 진입장벽이 높고 수소 산업의 핵심 소재인 멤브레인 관련 기업이 좋다"고 밝혔다.

성장산업 특히 중소형주는 변동성이 심한 만큼 투자할 때 주의점도 당부했다. 한 연구원은 "첫번째로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테마나 유행에 따라서만 투자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번째는 정확한 정보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최근 유튜브 등에는 불명확한 정보들도 많은데 종목과 산업에 대한 공부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를 잘 가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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