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또 오를라"…'8% 특판' 팔던 저축은행 속앓이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3.07.11 05:57
글자크기
"예금금리 또 오를라"…'8% 특판' 팔던 저축은행 속앓이


새마을금고의 예금이탈에 저축은행이 떨고 있다. 예금을 해지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새마을금고들이 예금금리를 인상하면, 지난해말과 같은 과도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재현될 수 있어서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예금이자가 금융사엔 비용인 만큼, 수신금리 인상은 올 1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저축은행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10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동안·삼선·신당황학·중랑우리·새인천·부평 새마을금고의 MG더뱅킹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4.8%로 5%에 육박한다. 이날 기준 1년 만기 은행의 예금 상품 금리가 대부분 3%대 중반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1%포인트(p) 이상 차이난다. 같은 2금융권으로 분류되는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평균 예금금리도 3.99%고, 최고금리가 4.5%인 것을 고려해도 새마을금고의 예금금리가 더 높다.



최근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6%대까지 치솟자 일부 지점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커져 뱅크런 조짐이 나타났다. 특정 지점의 경우 통폐합이 결정되며 고객의 예적금 이탈이 가속화하자 정부는 범정부 대응단을 만들어 고객에 예금 재예치를 부탁하고 나섰다. 연체율이 낮은 지점의 경우 자신들은 부실 걱정이 없다며 예금이탈을 자제해 달라는 문자를 고객에게 보내기도 했다.

새마을금고의 예금이탈에 저축은행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예금이탈을 막기 위해 일부 금고들이 예금금리를 올리면 다른 2금융권 금융사도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말 금융권에 자금경색 문제가 불거졌을 때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은 금리 7~8%대 예금 특판 상품을 앞세워 고객의 자금을 끌어모은 바 있다. 당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5%를 넘겼기에 2금융권 입장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만 했다.



특히나 올 1분기 9년만에 순손실을 낸 저축은행들에겐 예금금리 인상 분위기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당장 지난해 팔았던 고금리 특판의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고객에게 예치금을 돌려주기 위한 자금도 마련해야 하는데, 또다시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을 해야 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미 수신금리 경쟁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파킹통장인 '읏백만통장2'를 통해 최대 5%의 이자를 준다. SBI·DB저축은행도 최근 파킹통장의 금리를 최대 3.5%까지 높였다. 1금융권에선 SC은행이 'e-세이브그린예금'의 금리를 최대 4.2%까지 높인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통상 예금 만기가 돌아오기 3개월 전부터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기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며 "각 금융업권에서 경쟁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리면 저축은행도 다시 고비용으로 비용을 조달해 실적에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