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삼성전자 (75,900원 ▲2,400 +3.27%)를 시작으로 실적 시즌이 개화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4년만의 최저치다. 다소 부진한 실적에 주가는 하락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IT 기업들이 2분기 바닥을 찍고 3,4분기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 수출 회복에 기반한 기업 이익 개선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하반기 상장사들은 실적 턴어라운드를 바탕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어닝시즌 동안 기업의 가이던스가 상향 조정되고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면 주가도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와중에도 역성장이 예상되는 기업들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컨센서스가 제시된 상장사 246곳 중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은 85개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계, 조선 등 수주 산업도 대체로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수주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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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논란…'PF리스크' 지속
실제 2차전지 대표주 에코프로비엠 (188,700원 ▼2,600 -1.36%)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1191억원으로 증권사 컨센서스(1320억원)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의료 AI 대장주 루닛도 500% 넘게 뛴 주가와 달리 올해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 붐이 거품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많은 상황"이라며 "며 "현재 AI 붐은 거품이라고 볼 수 있지만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AI 밸류체인 내 등락은 있겠지만 전반적인 기대감과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며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이상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분야는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역시 증시 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전체 금융업계 내 부동산 PF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이 증권업계로 파악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1분기 말 연체율이 15.88%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 10.38%와 비교하면 5.5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건설주나 리츠 등에도 PF 리스크는 투심 악화로 이어지는 요소다. 금융기업들의 투자 여력도 축소될 수 있다.
최근 대규모 전세사기를 계기로 나타난 역전세난 역시 부동산 시장은 물론, 증시에까지 유동성 공급 제한 이슈로 이어질 수 있어 변수 중 하나로 꼽혔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역전세는 올 하반기까지도 지속될 예정"이라며 "부동산이 대한민국 부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해당 이슈는 투심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