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만에 최고가"…슈퍼 엘니뇨 강타에 코코아 가격까지 '쑥'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07.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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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로 살아남기]엘니뇨가 만든 기현상…코코아, 46년 만에 최고가

편집자주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 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46년 만에 최고가"…슈퍼 엘니뇨 강타에 코코아 가격까지 '쑥'


'슈퍼 엘니뇨'로 코코아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한다. 주 생산지에서 나타난 이상 기후현상으로 코코아의 원료인 카카오콩 작황이 타격을 입어서다. 시장에선 코코아 가격 상승세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7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9월 인도분 코코아 선물가격은 지난 6일(현지시간) 톤(t)당 2601달러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코코아 선물가격은 지난 4일 t당 2669달러까지 치솟으며 1977년 이후 약 46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3년간 지속된 라니냐가 끝나고 '슈퍼 엘니뇨'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일컫는 엘니뇨는 전 지구적으로 기온과 강수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번 엘니뇨는 카카오콩 재배지역에 피해를 입혔다. 카카오콩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는 서아프리카 카카오 벨트인 코트디부아르, 가나, 나이지리아 등은 엘니뇨 피해가 더 심했다. 최근 갑작스런 이상기후로 폭우가 쏟아졌고 카카오콩을 부패시키는 흑점병(Blackpod)이 발생해 생산 감소 우려가 커졌다.



국제카카오기구(ICCO)에 따르면 카카오콩의 세계 최대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의 누적 수출 입고량(6월 기준)은 210만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4.8% 감소했다. 코코아로 만들어질 수 없는 저품질의 카카오콩 생산량도 늘고 있다고 ICCO는 분석했다.

ICCO는 "카카오콩 생산지들의 공급 부족, 코코아에 대한 견고한 수요, 악화된 기상 환경 등이 코코아 가격 상승세를 만들고 있다"며 "엘니뇨로 서아프리카 지역에 가뭄이 발생하면 카카오콩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46년 만에 최고가"…슈퍼 엘니뇨 강타에 코코아 가격까지 '쑥'
카카오콩 재배시 필요한 비료 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비료의 원료가 되는 농산물, 천연가스 등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비 가격은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 이에 현지 농부들이 비료 사용을 줄이면서 카카오콩 크기가 작아지는 등 품질에도 영향을 줬다.


시장에선 슈퍼 엘니뇨로 카카오콩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약 8~10% 정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코코아 가격의 상승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코코아와 함께 가공식품 첨가제로 쓰이는 설탕, 커피 등도 엘니뇨로 인한 작황 악화가 예상돼 가격 역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반구와 아시아가 주요 작황지인 코코아, 원당, 커피 등 농산물은 엘니뇨의 직격탄을 맞으며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코아 가격 상승으로 올들어 관련 투자상품들의 수익률은 좋았다. 코코아 가격 지수를 따라가는 ETF(상장지수펀드)인 '위스덤트리 코코아(티커명 COCO)'는 올들어 31.86% 올랐다. 아울러 코코아를 담고 있는 종합 농산물 ETF인 '인베스코 DB 어그리컬쳐 펀드(DBA)'도 같은 기간 5.31% 상승했다.

한편 미국 규제당국은 원자재, 통화 가격 등의 급등락을 이용해 단기 매매차익을 노린 투기를 막기 위해 투자자들로 하여금 올해부터 매도 금액의 10%를 내도록 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농산물 해외 ETF 투자에 나설 때 관련 상품이 PTP(공개 거래 파트너십) 규제에 해당되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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