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의 GPT-3(1750억개)나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2040억개)보단 작고, 카카오의 'KoGPT'(60억개)보단 큰 sLLM(소형언어모델)인 만큼 특정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서비스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의 최종목표는 디지털휴먼이다. 연내 LLM이 뇌 역할을 해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디지털휴먼을 만들겠단 목표다. 이미 지난 3월 'GDC 2023'에서 김택진 대표를 본뜬 가상인간 'TJ Kim'이 공개됐다. AI가 김 대표의 표정·어투·목소리까지 그대로 재현해 업계 반향이 컸는데, LLM이 더해지면 더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민재 엔씨소프트 비전 AI 랩 실장은 작년 말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디지털휴먼은 겉모습은 사람 같지만, 사람처럼 이용자와 인터랙션을 할 순 없다"라며 "이를 위해 전사 R&D(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3D 캐릭터를 만드는 노하우가 있더라도 고품질의 디지털휴먼을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AI 기술확보만 12년…'천재' 윤송이의 선견지명

업계에선 일찍이 AI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윤송이 CSO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윤 CSO는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에서 최연소 한국인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아 '천재소녀'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MIT 방문에도 동행했다. 1999년 방영된 SBS 드라마 '카이스트'의 이혜성 역(배우 이나영)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김 대표의 부인이기도 한 그는 2011년 부사장 당시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AI 센터를 설립했다. 현재 연구인력만 300명이 넘고, 지난 3년(2020~2022년)간 R&D에 쏟아부은 비용은 1조2834억원에 달한다. 단기 성과보단 데이터와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한 게 특징이다. 외부 개발사 M&A 없이 12년간 자체 연구한 기술들이 디지털휴먼으로 꽃 피우게 된 셈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당사의 AI 기술은 중장기적으로 게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 접목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라며 "한국어와 영어 등 다국어를 지원하는 초거대 AI로 다양한 협력사와 글로벌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