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약값도 더 오른대"…활명수·해열제 사러 약국 원정 우르르

머니투데이 최지은 기자 2023.07.0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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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J약국 카운터 앞에는 까스활명수 120병이 든 큰 박스 3개가 놓여 있었다. J약국 약사는 "이 물량을 끝으로 다음 주부터는 까스활명수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며 "수요가 높은 제품이라 박스 단위로 구매하는 손님들이 많아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놨다"고 밝혔다. /사진=최지은 기자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J약국 카운터 앞에는 까스활명수 120병이 든 큰 박스 3개가 놓여 있었다. J약국 약사는 "이 물량을 끝으로 다음 주부터는 까스활명수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며 "수요가 높은 제품이라 박스 단위로 구매하는 손님들이 많아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놨다"고 밝혔다. /사진=최지은 기자


"다음에 오실 땐 '까스활명수' 가격이 더 오를 거예요. 요즘 일반의약품 가격이 다 오르고 있거든요."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 약국. 50대 남성이 까스활명수 1박스를 달라고 하자 약사가 이같이 말했다. 이 남성은 "월급은 안 오르는데 월급 빼고 다 오른다"고 약사에게 푸념하더니 까스활명수 1박스를 더 주문했다.



약국 카운터 앞에는 까스활명수 120병이 든 큰 박스 3개가 놓여 있었다. 이 약국 약사는 "이 물량을 끝으로 다음주부터는 까스활명수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며 "수요가 높은 제품이라 박스 단위로 구매하는 손님들이 많아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놨다"고 말했다.

일부 일반의약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동화약품은 이달 국민 소화제로 불리는 까스활명수 가격을 공급가 기준 15% 올렸다. 일양약품도 노루모와 위제로 등 소화·위장약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대표적인 해열진통제 '타이레놀'과 '게보린' 공급가격이 각각 10%, 8% 안팎으로 올랐다. 한미약품의 어린이 영양제 '텐텐츄정'과 한독의 근육통·관절염 치료제 '케토톱'도 공급가격이 10% 인상됐다. 제조사들은 원부자재값과 원료의약품 가격이 급등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민들은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29)는 "생리통 등에 대비해 평소 진통제 계열을 자주 사는 편인데 의약품 가격이 오르니 부담"이라며 "특히 상비약 가격 인상이 더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약국거리'에 있는 B약국. 약국 안이 사람들로 가득하다./사진=최지은 기자6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약국거리'에 있는 B약국. 약국 안이 사람들로 가득하다./사진=최지은 기자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의약품을 구매하고자 '약국 원정'에 나서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종로5가 '약국 거리'를 찾은 조모씨(34)는 "조만간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 상비약을 구비해두려고 약국 거리를 찾았다"며 "평소에는 두통약을 자주 구매하는데 확실히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올랐다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신모씨(28)는 "여기서 40~5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사는데 의약품을 도매가로 살 수 있어 조금이라도 돈을 절약해보고자 이곳을 찾았다"며 "약값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비싸진 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신씨 손에 들려 있는 종이 가방 속에는 연고 2~3통과 해열진통제 2~3통, 유산균 등이 들어있었다.


종로 5가 약국 거리의 B약국 관계자는 "다른 곳보다 의약품 가짓수도 많고 다른 곳보다 싸게 팔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 많이들 와서 구매한다"며 "일부 일반의약품의 경우 1000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의약외품인 살충제도 가격이 올랐다. '홈키파'와 '홈매트' 등으로 유명한 헨켈홈케어코리아는 최근 80여종의 살충제 제품 가격을 7% 올렸다. 유한양행도 편의점에 공급하는 살충제 가격을 1000원 가까이 인상했다. 약국거리의 약국들은 저마다 할인된 가격에 살충제를 판매하고 있다. 스프레이용 살충제 3개는 7000~8000원 수준이다.

종로5가 약국 거리에 있는 M 약국 이모 약사는 "전반적으로 약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살충제 같은 경우도 가정집에 쓰려고 서너 통씩 사 가곤 한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약국거리'의 한 약국 앞에 스프레이용 살충제가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여름철을 맞아 모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살충제를 할인된 가격에 내놓은 약국들이 많았다. '홈키파'와 '홈매트' 등으로 유명한 헨켈홈케어코리아는 최근 80여종의 살충제 제품 가격을 7% 올렸다./사진=최지은 기자6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약국거리'의 한 약국 앞에 스프레이용 살충제가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여름철을 맞아 모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살충제를 할인된 가격에 내놓은 약국들이 많았다. '홈키파'와 '홈매트' 등으로 유명한 헨켈홈케어코리아는 최근 80여종의 살충제 제품 가격을 7% 올렸다./사진=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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