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천 카이스트 교수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문 교수는 6일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출생신고 기피와 같은 일은 한국에서만 발생한다"며 "주민번호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산과 관련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족쇄가 되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주민번호의 역설"이라고 밝혔다.
문 교수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출생통보제에 대해서도 "병원 측에 남(환자)의 개인정보를 억지로 기입하게 만드는 구조"라며 "이를 잘 알고 있는 의료계가 협조하기 어렵고 출생아 등록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출생·사망통보제는 주민번호와 같은 민감정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외국에서 병원 측을 통한 출생·사망통보가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며 "외국처럼 병원이 성명과 출생주소지만 기입하면 되는 통보제라면 통보를 안 해줄 이유가 없지만 병원 통보서 자체에도 주민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들어가 실질적으로 동시에 신고까지 대행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주민번호는 폐지하는 게 정답이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주민번호 제도를 개편할 때 여권번호나 전화번호처럼 수시 변경 가능한 무작위 숫자를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그 전에는 주민번호 제도 때문에 부작용과 반발이 계속될 것"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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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교수는 한국 최초의 전산학 박사로 잘 알려졌다.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CLOUD)'라는 개념을 정립했으며 컴퓨터 관련 최초 한글 교과서인 '컴퓨터 개론'(1979)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