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신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18조4856억원 가운데 1.79%인 3312억원이 토스·카카오페이·핀다 등 플랫폼사를 거쳐 실행됐다. 하나은행이 전체 대출액 중 7.7%가 플랫폼을 통해 실행되면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은행(3.5%), 신한은행(0.5%)이 뒤를 이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플랫폼사를 통해 들어온 신규 신용대출액이 없었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불씨가 돼서 전 금융사의 대출상품 비교가 대출고객에게 기본이 됐다"며 "대형은행 입장에서도 '안전지대'는 없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016년 자회사 '핀크'를 설립해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토스·카카오페이 등 플랫폼사가 하는 일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먼저 혁신을 만들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430만명이 핀크를 이용 중인데, 이 중 70%가 2030세대다.
신한은행은 '신한 쏠(SOL)'을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구축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대환대출 서비스 개시에 발맞춰 타사 금융상품을 쏠에 배치했다. 플랫폼 시장이 커지는 만큼 직접 플랫폼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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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도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타사 금융상품까지 비교·가입 가능한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아직 세부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우리·국민은행은 당장 플랫폼 역할을 하기보다 자체 앱을 고도화해 고객에게 더 매력적인 상품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민은행 대출상품은 현재 대환대출을 제외하고는 플랫폼을 통해 신규 가입할 수 없다. 국민은행 측은 플랫폼 입점여부는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자체 앱과 상품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는 대형은행들이 플랫폼사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기존 플랫폼사를 이기기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동시에 자체 플랫폼을 키워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