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지배구조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 '쑥'...남은 숙제는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3.07.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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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2022년도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이 크게 향상됐다.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등을 명문화한 덕분이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상장사들이 지배구조에 관한 통일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총 15개 항목에 대해 답하도록 한 것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매년 5월 말 공시돼 매년 10월에 발표되는 한국ESG기준원(KCGS)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결과의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4일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은 2021년도 58.5%에서 65.9%로 상향됐다. 대기업 집단 중 개선 폭이 가장 높았다. 핵심지표 15개 중 약 10개 준수한 것으로 상장사 평균(62.3%) 수준이다.



다만 대기업집단 중에서는 준수율이 가장 낮았다. LG그룹이 83.7%로 가장 높았고, CJ그룹과 HD현대그룹이 80%, 삼성그룹이 79.4%, SK그룹이 72.8%, 현대차그룹이 72.7%, GS그룹이 71.7% 순이었다.

롯데 계열사 중에서는 롯데칠성이 준수항목이 12개로 가장 많았고,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웰푸드도 11개를 지켰다. 2021년도부터 평가를 시작한 롯데정밀화학은 9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4개로 낮은 수준이었다.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롯데정밀화학 등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비상시 선임정책 포함) 마련 및 운영'으로 준수율이 올라갔다. 과거에도 승계정책 및 대표이사 후보군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이사회 규정 등으로 명문화해 '준수'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 공고 실시 △의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롯데 측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결산 및 이사회 일정 감안시 현실적으로 4주 전 공고가 어렵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수행해 보다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중 가장 준수율이 낮았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배당정책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내부통제정책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독립적 내부감사부서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이 미흡했다.


롯데 외에도 자산총액기준이 2조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지난해 첫 공시(2021년도)에 나섰던 기업들도 준수율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준수 항목은 7개에서 12개로, F&F와 F&F홀딩스는 9개에서 11개로, 한세실업은 8개에서 9개로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배당정책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이 개선됐다. F&F와 F&F홀딩스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를, 한세실업은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를 추가로 지켰다.

한편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공시 대상 기업은 2024년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지난해 말 기준 492사), 2026년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818사)로 확대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또 15개 핵심지표 중 준수율이 90%가 넘는 지표는 개정할 계획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지표 준수율이 높은 기업은 지배구조 관련 제도가 잘 정비돼 있고, 제도 운영이 효율적인 기업"이라며 "공시 대상 기업이 확대되고 타기업, 시장 평균 비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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