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지난해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사진=토요타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화면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해액을 고체로 만든 배터리다.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인 외부 충격에 의한 누액 발생 가능성이 작다. 종전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충전시간 단축, 주행거리 확장 등이 가능하다. 지난달 29일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회사 창립 53주년 기념식에서 하반기 시제품 생산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관심이 증폭됐다.
한국은 일본을 근소하게 뒤쫓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2027년 고분자계,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양산이 가능하리라 본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경기 수원연구소에 전고체 전용 파일럿 'S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샘플 제작을 완료했다. SK온도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국내외 석학 등과 연구개발에 매진한다. 중국의 전고체 개발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수준으로 알려진다.
최대 난관은 원가다. 전고체는 그간 개발에만 초점이 맞춰져 생산 단가가 매우 비싸다. 상용화가 이뤄져도 가격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전기차 보급을 위해 리튬이온 이전 수준인 리튬인산철(LFP) 도입을 고려하는 완성차 회사들이 늘고 있어, 출시 되더라도 당분간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에만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전고체가 적용될 신차 디자인에 맞춰 이에 부합하는 최적의 효율을 자랑할 배터리 사이즈가 정해지고, 이렇게 제작된 배터리 용량·출력에 맞춰 차량 시스템을 정립하는 데 최소 2~3년이 걸린다. 완성차업계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제작해 통일성을 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시판되는 전기차에 적용되는 플랫폼과 주요 브랜드의 차세대 플랫폼에는 여전히 기존 배터리가 주를 이룬다. 전고체 도입은 아무리 빨라도 차차기 플랫폼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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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가 나온대서 즉각적으로 모든 형태의 배터리를 대체하진 못한다"면서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는 시점을 2040년 이후로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보다 개발이 조금 늦다고 해서 경쟁력이 저하되는 게 아니며, 개발과 동시에 중국을 압도하는 것도 아니"라며 "일본보다 양산력에서 앞서고, 중국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K배터리가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는 정도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