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인이 보험설계사로부터 한국 민영보험의 치과 보험 보장 내용을 항목별 중국어로 안내 받은 후 샤오홍슈에 올린 사진. 최근 이 앱에선 한국에서 치과 보험에 가입하면 임플란트를 거저 치료 받을 수 있다는 후기가 속속 올라온다. /사진=샤오홍슈 캡처.
최근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에는 한국에서 실손보험, 정액보험에 가입해 실비(실손의료비)·진단비 등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받아냈다는 중국인들의 후기와 인증샷들이 속속 올라온다.
한국 실손보험과 정액보험 관련 관심이 늘어나자 중국인들을 상대로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설계사들도 생겼다. 중국 SNS에선 한국 실손보험 가입을 담당하는 보험설계사들의 명함 사진도 공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어·한국어에 모두 능통한 '조선족·화교' 보험설계사가 보험 혜택을 중국어로 번역해 올리며 중국인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을 '재테크'로 보고 가입하는 경우 허위 가입, 허위 청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손해율을 높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보험 3사의 중국인 실손보험 손해율은 △A사 123.1% △B사 124.1% △C사 110.7%로 전체 외국인의 손해율 △A사 115.4% △B사 117.0% △C사 103.8%보다 높다.
중국인이 가입할 때 고지의무 위반을 하더라도 가려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보험업계의 고민이다. 예컨대 중국에서 암으로 진단받고 한국의 실손보험에 가입할 때 해당 병력 여부에 체크하지 않으면 원칙상 고지의무 위반이지만, 보험사가 중국 병원까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고지의무 위반 여부를 알아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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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금으로 고액을 받았다면 보험 가입 당시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허위 가입, 허위 청구일 가능성이 있다"며 "보험금 허위·과잉 청구가 많아지면 결국 보험료 전체가 인상돼 가입자 대부분인 우리 국민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3일에 나눠 총 1800만원 가까이 받았다는 중국인 여성이 올린 인증샷. 그중 665만원은 별도로 챙길 수 있는 진단금으로 추정된다. 이 여성은 "한국에서 싸게 가입해 수일 내로 큰 돈을 받을 수 있다"며, 보험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사진=샤오홍슈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