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스시 오마카세 식당. /사진=양윤우 기자
주방장 A씨는 "1~2달 전부터 예약이 확 줄기 시작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으로 해산물을 기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담동에서 또 다른 고급 초밥 오마카세를 운영하는 이모씨(39세·남)는 "5월부터 경기 침체와 오염수 괴담이 맞물려 매출이 40% 이상 줄었다"며 "2019년 노재팬(No-Japan) 불매운동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말했다. 이씨의 가게는 청담동에 오픈한지 약 8년째다. 이씨의 가게 역시 1주일 전 예약을 해야 겨우 식사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평일 당일 방문도 가능하다.
고급 오마카세 식당뿐 아니라 일반 횟집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성동구에서 한 횟집을 운영하는 업주는 "지난달에는 웨이팅도 있었던 가게가 이번 달부터는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주변 횟집 사장들은 벌써부터 업종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친구들 조차도 해산물을 당분간 '안 먹는다'고 한다"며 "최소 1년은 해산물 기피현상이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인천 동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사장 이모씨도 "20년 동안 이곳에서 장사했지만 코로나19 시기보다 평일 기준 손님이 더 없다"며 "개인적으로 오염수가 해산물을 오염시킨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손님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해 한다"며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회와 작별하기 전에 많이 먹으러 오고 있다는 손님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해산물 도매업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텅텅 비어있는 수준이다. 노량진 수산시장 20년차 상인 B씨는 "지난 4월부터 매출이 40% 넘게 줄었다"며 "불경기가 1년은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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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은 이른바 '오염수 공포'로 인한 해산물 소비 심리 둔화가 2008년 5월부터 시작된 광우병 사태 때 만큼 장기화하지 않을까 전정긍긍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집계한 광우병 당시 관련 업종 피해액은 최대 3조7000억 원에 달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 광우병 사태가 터졌을 때 한동안 미국산 소고기를 안 먹었던 것처럼 건강에 대한 우려 때문에 2~3년은 불안 심리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