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수혈 받지만 10명 중 7명 부작용 고통…백혈병 공포까지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3.06.2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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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수혈 받지만 10명 중 7명 부작용 고통…백혈병 공포까지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Myelodysplastic Syndrome)을 앓는 환자 절반 이상이 1달에 1번 이상 정기적인 수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5명 중 1명은 1주일에 1번 수혈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혈 환자 10명 중 7명은 발진, 두드러기, 고열의 부작용을 겪는 등 잦은 수혈이 환자 삶의 질을 크게 저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혈액암협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의 수혈이 삶에 미치는 영향'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19일부터 30일까지 MDS 환자와 보호자 18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조사 결과, MDS 환자 181명 중 85.1%(154명)가 진단 후 수혈 경험이 있었다. 이 중 절반 이상(55.9%)이 1달에 1번 이상 정기적인 수혈에 의존했다. 1주 1번 수혈받는 환자도 18.2%에 달했다.



잦은 수혈은 대기시간과 같은 불편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발진·두드러기 등 이상반응을 유발한다. 또한 수혈로 인한 합병증 발생 우려도 있다.

수혈 경험 환자(154명)의 69.2%는 발진과 두드러기, 고열, 두통 및 이명과 같은 이상 반응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4명 중 1명(24.7%)은 수혈 후 합병증 진단 경험이 있었다. 합병증 종류로는 철 과잉증(20.1%)이 가장 많았다. 철 과잉증으로 다른 장기(심장, 간 등)에 질환이 발생했거나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도 각각 1.9%로 나타났다.

이런 부작용을 감내하면서까지 수혈하지만 지속 시간은 매우 짧다. 수혈 후 빈혈 증상이 없는 채 유지되는 기간이 2주 이내에 불과하다고 응답한 환자가 절반 이상이었다. 각각 △1주 이내 25.3% △2주 이내 26.0% △3주 이내 16.2% △4주 이내 9.7% △1개월 이상 13.6%였다.


환자 대다수(92.3%)는 질병 진행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 치료 중 환자가 겪는 걱정거리는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의 진행(27.1%)과 생존율(26.5%), 재발에 대한 두려움(21.5%) 순으로 높았다.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신체 증상은 피로감(41.4%), 빈혈(21.0%), 호흡곤란 및 숨참(17.7%), 메스꺼움 및 어지러움(7.2%), 무력감(7.2%) 등이었다. 신체 증상 외에도 불안 및 우울(44.8%), 치료비 부담(23.8%), 경력 및 사회와의 단절(19.9%), 가족 내 역할의 변화(8.3%) 등 정서적 영향과 사회경제적 고충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한국혈액암협회가 신약의 빠른 도입 및 급여 적용(72.4%)에 활발히 나서주기를 원했다. 이어 환우 의견을 대변하는 정책 업무(18.8%), 사회적 인식개선(8.3%) 순이었다.

수혈 횟수를 줄여줄 신약에 대한 환자의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응답자의 66.9%는 최신 치료법(신약)이 있다면 치료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치료 효과가 좋을 것 같아서(76.9%), 수혈 횟수를 줄이려고(7.4%)를 꼽았다.

박정숙 한국혈액암협회 국장은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는 일상에서 질환으로 인한 빈혈 증상 등 신체적 어려움과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질병이 진행할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살고 있다"며 "여기에 잦은 수혈로 인한 부담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는다. 질환과 수혈 부담은 불안·우울을 증폭시키고 치료비 부담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경력 및 사회와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특히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펜데믹 시기에는 수혈받지 못할까 봐 마음을 졸이며 3년여 긴 시간을 힘겹게 버텨왔다"며 "최근 MDS 빈혈 환자의 수혈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신약인 적혈구성숙제제가 새롭게 출시돼 기대가 큰 상황이지만 보험 급여가 되지 않으면 약제비 부담이 크기에 현실적으로 신약 치료를 받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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