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라면. /사진=뉴시스
◇신라면, 삼양라면 가격 동반 인하…오뚜기, 팔도도 검토농심은 "제분사들7월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고 27일 밝혔다. 농심에 밀가루를 공급하는 제분사들이 7월부터 소맥분 공급가격을 평균 5% 낮추겠다고 통보한데 따른 조치다.
농심은 2개 제품만 선별해 가격을 인하한 이유에 대해 "소맥분 공급가격 인하에 따른 비용 절감분을 여러 제품으로 분산하면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체감 효과가 낮아진다"며 "품목당 5원 내외로 가격을 낮출 바에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기 제품 가격을 낮추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고민 커지는 빵, 과자 업계 라면 업체들이 전격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밀가루를 활용한 다른 가공식품 제조사들도 가격 인하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제빵업계 1위인 SPC삼립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의견을 청취 중으로 알려졌다.
농심이 신라면 외에 대표 스낵 브랜드인 새우깡 가격을 내리자 제과 업체들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라면 업체만큼 가격 인하 압박이 크지 않았는데 이번 결정으로 주목을 받게 되면서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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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제과사 관계자는 "제과업계는 밀가루의 원재료 비중이 라면 업체보다 낮은 10~15% 수준이고 초콜릿과 감자 등 다른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 많기 때문에 가격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 업계에선 최근 시장 분위기가 2010년과 비슷한 흐름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밀가루 가격 인하를 반영해 식품사들의 가격 인하를 요청한 바 있다. 이 때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 3사 외에도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크라운해태, 파리바게뜨(SPC그룹), 뚜레쥬르(CJ푸드빌) 등도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