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갑자기 쏟아진 비…편의점 갔다 '비닐우산 6000원' 또 당황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3.06.2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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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장마가 시작된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전국적으로 장마가 시작된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직장인 A씨는 퇴근길 갑작스레 쏟아진 비에 인근 편의점에 들러 우산을 사던 중 깜짝 놀랐다. 비만 잠시 피할 생각에 한 번 쓰고 말 가장 저렴한 비닐우산을 구매하려고 했는데, 제일 싼 우산이 6000원이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크기가 너무 작아서 장대비를 피하기 위해서는 8000원짜리 우산을 구매해야 했다.

장마철에 소나기 등 예상치 못한 비가 쏟아지면서 우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를 피하기 위해 가까운 편의점에서 우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7월에는 우산 판매량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우산 가격이 만만치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26일 편의점 업계에서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의 지난 3주간(6월 5일~25일) 편의점 우산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최대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GS25로 이 기간 우산 매출이 90.8% 증가했다. 이어서 세븐일레븐도 이 기간 매출 신장률이 70%로 높았고 CU는 51.3%를 기록했다. 이른 장마가 시작되면서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를 피하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영향이다.



문제는 편의점 우산 가격이다. 편의점 대표 우산인 비닐우산의 가격은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난 3년 동안 5000원~8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비슷한 종류의 비닐우산을 판매하는 다이소 등에서 3000원~5000원에 우산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배가량 비싸다.

특히 편의점 비닐우산은 외출 시 우산을 챙기지 못했을 때 일회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6000원대에 달하는 가격은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닐우산은 품질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비닐 특성상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편의점에서 우산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제조사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편의점 우산 가격을 낮출 수 없다고 말한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우산은 보통 수작업으로 제조가 되는데 인건비와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우산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한 마진율이 높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우산도 일반 상품과 마진율이 비슷하기 때문에 우산으로 장마철 폭리를 취하는 게 아니란 의미로 최소한의 마진율과 원가 보장을 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편의점 우산이 가격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특수재에 해당한다는 점이 비싼 가격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우산은 결국 한 철 장사고 비가 오면 꼭 사야 하는 상품이라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더라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경향이 있다"며 "그렇다 보니 다른 편의점에서 6000원 넘게 받는데 우리만 굳이 낮출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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