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슈퍼차저 표준화 움직임에...반색하는 충전업계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7.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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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테슬라/사진=테슬라


전기차 충전기 업계가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 방식의 표준화 움직임에 반색하는 모습이다. 테슬라의 슈퍼차저 체계를 주요 북미 완성차·스타트업이 수용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다른 기업들도 도입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업계는 이런 고민·논의가 충전기 사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시장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입을 모았다.

2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가장 널리 통용되는 전기차 충전 규격은 △CCS △CHAdeMO △GB/T △NACS 등 4종으로 대표된다. 테슬라 슈퍼차저는 NACS에 해당한다. 단일 단자로 완·급속 충전이 모두 가능하다는 게 NACS 방식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종전까지는 테슬라만 사용하는 방식이었는데 최근 이를 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제네럴모터스(GM)·포드·리비안 등이 테슬라 슈퍼차저를 사용하기로 했다.



업계는 충전기 시장에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입을 모은다. 북미 전기차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들이 슈퍼차저를 채택하게 되면서 현지 NACS 타입의 충전기 생산량이 크게 늘어 사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전기차 충전 규격은 스마트폰 케이블의 커넥터핀과 유사하다.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과 같이 접합부의 모양이 다른 것처럼 전기차와 충전기를 연결하는 접합부가 제각각이라 고객 요구에 발맞춰 다양하게 제작하던 것을 특정 타입 생산에 치중할 수 있게 돼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한 충전기 업체 관계자는 "미국에서의 슈퍼차저 일원화 움직임은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 다른 전기차 업체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다수의 완성차 회사들이 특정 타입의 충전기를 채택할 경우 이용자 입장에서 이용 가능한 충전소가 많아지게 되고 해당 타입의 충전소 급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기차 인프라 확대와 이에 따른 보급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유럽이 회사마다 다른 충전 규격을 채택한 것과 달리 중국은 대다수 기업들이 GB/T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완성차업체 간 충전 규격 일원화를 통해 해당 인프라를 적극 육성하고, 이를 통해 중국 전기차의 북미시장 진출을 견제하려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슈퍼차저 일원화 움직임에 이런 의도가 숨어있다면 현대차그룹이나 유럽의 주요 완성차 회사들도 이를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배터리와 같이 전기차 충전기도 완성차 시장의 전동화에 발맞춰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2030년 450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다수의 국내 기업이 도전장을 낸다. SK그룹이 가장 적극적이다. 복수의 계열사가 충전기 시장 진출을 타진할 정도다. 이중 두각을 보이는 곳은 SK시그넷이다. 미국 초급속 충전기 시장 1위다. 테슬라의 슈퍼차저가 서비스하지 않는 초급속 충전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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