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채권 개미' 18조 쇼핑했다..."금리 고점론에 뭉칫돈"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3.06.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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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채권 개미' 18조 쇼핑했다..."금리 고점론에 뭉칫돈"


올해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18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연간 수준(20.6조원)에 육박했다. 금리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금리 하락시 이자소득과 자본차익 '일석이조'를 노릴 수 있는 채권에 시중자금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2일부터 6월22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누적금액은 18조53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2022년) 개인 전체 순매수 규모(20조6113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전년 동기(4조6896억원) 개인 채권 순매수 규모와 비교하면 295.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0조7468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고액자산가의 전유물이던 채권 투자는 지난해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대중화됐다. 특히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소액으로 채권을 매수하거나 채권 ETF(상장지수펀드)로 주식 매매하듯 채권에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게 되는 등 투자수단이 진화하면서 개인 채권 투자가 급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디지털자산관리본부장은 "채권 투자가 고액 자산가에서 일반 투자자들로 대중화되며 '스노우볼 효과'로 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지난해 고금리를 틈타 채권 투자를 시작한 고객들이 올 들어 채권에 재투자하거나 투자금을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5060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금을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채권으로 투자하면서 절세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며 "3040 세대도 중개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서 채권 매매가 가능해지며 절세를 노린 채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개미 이미지=임종철 디자인 기자 개미 이미지=임종철 디자인 기자
2023년 연초대비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채권은 국채로 총 6조8744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밖에 금리 매력이 높은 회사채(4조5954억원)와 카드채와 같은 기타 금융채(4조116억원)가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만기가 길고 안전한 국채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에 이자는 물론 자본차익을 노리는 자금이 국채로 몰리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인플레이션으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긴축정책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채권 금리는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채권 금리의 상승은 그만큼 채권 가격이 저렴해졌다는 뜻이며, 이는 투자 기회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채권은 채권이 발행될 때 결정된 이자율에 따라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장 상황에 따라 채권 가격이 변동하므로 만기 전 중도 매도로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특히 금리 하락이 예상될 때 만기가 긴 장기채에 투자하면 시세차익이 커질 수 있다.

올해는 ETF를 통해 장기채에 간편하게 투자하는 개인이 증가했다. 1월1일부터 6월22일까지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7,785원 ▲50 +0.65%) 1369억원을,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69,725원 ▲260 +0.37%) 1018억원을 투자하며 장기채 투자를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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