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PADO]

머니투데이 김동규 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 2023.06.2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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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評천하] 인도 모디 총리 방미, '우크라이나 2.0' 外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국빈 만찬서 건배를 하고 있다. 2023.06.23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국빈 만찬서 건배를 하고 있다. 2023.06.23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도의 모디 총리가 "윈스턴 처칠이나 넬슨 만델라급의 예우"(이코노미스트)를 받으며 미국을 국빈방문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가장 중요한 열쇠가 바로 인도인데 미국은 인도를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 합니다. 첨단 군사기술의 중국 이전을 제한한다는 의미와 함께 중국 제조업에 대한 세계 경제의 의존을 줄인다는 의미가 있는 '디리스킹(de-riksing)' 움직임에서도 인도가 최대 수혜국이 될 전망입니다. 중국에 있는 서방의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될텐데 이전 대상국으로는 최대 인구대국이자 미국의 글로벌 전략 '구애 대상'인 인도가 가장 유망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인도의 경제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방미와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이 전투기용 제트엔진을 인도와 공동생산하겠다는 약속입니다. 항공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 제트엔진 기술인데, 인도가 그 동안 사용해왔던 러시아 기술의 제트엔진은 출력도 낮고 연료효율도 좋지 않습니다. 제트엔진의 출력이 낮으면 작전시 가속에도 문제가 있지만 충분한 전기를 생산할 수 없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항전(항공전자) 장비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게 됩니다. 또한 제트엔진 협력이 중요한 것은 인도가 미국의 전투기 기술을 받아들이는 경우 기술의 업그레이드를 계속 받기 위해서라도 자연스럽게 기술 공여국인 미국과 관계를 긴밀히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폴란드가 러시아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넘겨주고 한국산 FA-50을 수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FA-50이 F-16을 생산하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의 기술로 만든 것이고, 따라서 미국 전투기들과 호환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폴란드는 반러시아, 친서방 기조에 맞춰 러시아에 대한 기술의존에서 탈피해 미국쪽에 맞춰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전투기 기술은 정치와 긴밀히 관련되는데, 정치가 기술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기술이 정치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전투기의 선택이 외교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국제정치에서 어느 편에 붙지 않고 '균형자'로서 자리매김 하려는 인도와 자기편으로 인도를 유인하려는 미국의 '외교 밀당(밀고당기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2.0'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전쟁이 멈춘 후 어떻게 우크라이나를 만들어야 지속적인 평화가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동유럽의 군사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이 군사력을 뒷받침할 정치, 행정, 경제 역량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예전처럼 부패하고 무능한 나라가 될 것이며, 그러면 훗날 러시아가 그 약점을 노려 재차 침공할 위험이 있습니다.

우선 유럽연합(EU) 가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가입을 위한 전제조건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해 우크라이나의 정치, 행정, 경제 '거버넌스' 수준을 유럽연합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입니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 회원이 안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라는 단서를 붙였습니다. 그리고 나토(NATO) 가입 논의도 있는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정적입니다. 그래서, 새롭게 나오고 있는 방안이 '이스라엘 모델'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정식 가입하지 않고 자국 영토는 자국 병력만으로 지키되, 나토로부터는 장기적인 군사지원을 약속 받는 것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기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2002년 송환된 일본인 납북피해자 다섯 명 중 한명인 소가 히토미 씨를 다음달 면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고 이제 맞춰 일본 국내에서도 정상회담을 위한 명분쌓기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2002년 고이즈미 총리의 전격 방북으로 북일간 국교정상화가 전망되는 분위기였는데, 그 이후 터져나온 북한 핵개발 문제로 양국간 교섭이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아베 총리 역시 외무성에 별도의 북한 전담과를 신설하고 대북 교섭에 적극적이었는데, 기시다 총리가 그 기조를 이어받아 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북일교섭의 향후 일정은 바이든의 재집권 또는 트럼프의 정권탈환의 두 시나리오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내년 1월로 예정된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제3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후보가 지지율 1위로 올라섰습니다. 커원저 후보는 반중(反中)인 집권 민진당과 친중(親中)인 국민당 사이에서 유연하고 민첩한 '균형' 외교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집권에 빨간 불이 켜진 민진당은 중국이 대만 총통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대만판 '북풍론'입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대만정부의 내부문서를 입수해 인용하면서 중국이 통신 앱이나 단체여행 등을 통해 친중 후보들에게 불법적으로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총통선거에 개입하려 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 문서가 이 시점에 어떻게 로이터통신으로 흘러들어갔는지는 의문입니다. 또 대만 중앙경찰대 교수인 둥리원이 "중국 공산당이 커원저 후보를 선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친중인 국민당 후보가 너무 밀리자, 중국측이 차선책으로 커원저 후보를 주목했다는 주장입니다.

한편, 지난 9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남부 가오슝에 있는 공군 기지를 시찰하면서 두 명의 여성 장교와 무선교신을 시도했는데, 통신망에 대만 장교의 목소리 대신 중국 인민해방군측의 목소리가 나와 차이잉원이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체면을 구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이 "여기는 총통입니다"라고 말하자 그 뒤로 "여기는 중국 공군이다. 당신은 이미 우리의 영공을 침범했고 우리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목소리가 불쑥 나온 것입니다. 중국군이 차이잉원의 일정을 파악한 후 고의적으로 통신망을 해킹해 들어왔을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대만 국민들은 차이잉원 정부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진당으로서는 악재입니다. 친미성향의 민진당이 재집권에 실패한다면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양성평등 보고서' 2023년판에서 146개국 중 한국이 105위, 중국이 107위, 일본이 125위로 나와 동아시아 국가들이 낮은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1위는 아이슬란드, 2위는 노르웨이, 3위는 핀란드이고, 최하위인 146위는 아프가니스탄이 차지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순위가 "역대 최저"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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