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PADO
하지만 이번 행사엔 FAANG 기업 중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스포티파이와 세일즈포스, 우버,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몇달 전, 아야라는 이들 기업은 물론 50여 개의 다른 유명 기업 인턴십에 지원했다가 줄줄이 쓴맛을 봤다. 이들 기업이 대량 해고를 실시하기도 전이었다. 테크 기업들은 지난 1월과 2월에만 12만 명을 해고했는데, 이중 10%가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진행한 정리해고였다. (메타는 박람회 직후 1만 명을 추가로 정리해고한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지난 3월 채용 박람회가 열렸을 때 아야라는 욕심을 줄였다. "지금은 저를 뽑아만 준다면 어디든 좋아요."
전국 각지의 캠퍼스에서 그 영향을 체감할 수 있다. 버클리에서는 인턴 기회를 얻으려는 학생들이 박람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길게 줄지어 섰다. 몇몇 열성적인 학생은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하고 박람회장을 찾았다(후드티가 기본인 캠퍼스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다).
이런 상황은 버클리의 컴퓨터공학 전공생의 문화도 크게 바꿔 놓았다. 예전에는 이들에겐 대기업이 거의 마법 같은 매력으로 가득 찬 곳이었다. 학생들은 이런 기업이 아닌 다른 곳은 들어갈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회사 이름을 통해 그 사람이 하는 일이나 역량을 인정받으니까 어디에 들어가느냐가 중요하죠." 아야라가 말했다. 사람들이 "오, 이 사람은 저기서 일했군"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유명 대기업을 열망하는 현상 저변에는 SNS가 조장한 경쟁의식과 남보다 앞서고 싶은 심리가 놓여있다. UC버클리 학생들은 이미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남을 밀어내야 하는" 선발 과정을 통과한 이들이다. 취업과 인턴십을 확보한 학생들은 링크드인에서 자신의 성취를 요란하게 자랑한다고 아야라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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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퍼 부스에서 이름이 덜 알려진 회사에서 일하기 위해 유명 기업의 입사 제안을 거절했다는 버클리 졸업생 아서 캉을 만났다. 그는 주니퍼가 기계의 톱니바퀴가 되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설명했다. 친구들은 그의 결정을 의아하게 여겼지만 그는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다고 확신한다. "안정성이라는 말에는 당장 해고를 당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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