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직전 "겁 난다"던 19살 갑부 아들, 잠수정 탄 사연 있었다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2023.06.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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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대학교 1학년을 마친 술레만 다우드(19)와 그의 아버지인 파키스탄 사업가 샤자다 다우드(48). /사진=BBC 갈무리이제 막 대학교 1학년을 마친 술레만 다우드(19)와 그의 아버지인 파키스탄 사업가 샤자다 다우드(48). /사진=BBC 갈무리


침몰한 타이태닉호를 구경하러 아버지와 함께 잠수정에 탔다가 숨진 19세 대학생이 여행 직전 "겁이 난다"면서도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고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미국 NBC 및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사업가 샤자다 다우드(48)와 그의 아들 술레만(19)은 지난 16일 캐나다에서 잠수정을 탑재한 모선을 타고 출발해 항해에 나섰으나 이날 이들의 사망 추정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글래스고에 위치한 스트라스클라이드대학에서 이제 막 1학년을 마친 술레만은 해저탐험에 대해 "그렇게 가고 싶지는 않다"며 "겁이 난다"고 가족들에게 말했다고 했다. 샤자다의 누나인 아즈메 다우드는 이같이 회상하며 술레만이 탐험을 망설였다고 NBC에 전했다.

잠수정이 잠항에 나선 6월18일은 '아버지날'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어버이날이었던 셈이다. 술레만은 자신의 아버지가 타이태닉호를 둘러싼 전설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가족들은 아버지 샤자다가 어렸을 때부터 타이태닉호에 "완전히 사로잡혔다"고 회상했다.



이 때문이었을까. 술레만은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며 잠수정에 탑승했다.

사망 추정 소식이 전해진 후 술레만의 고모 아즈메 다우드는 "19살 술레만이 저 안에서 숨을 헐떡였을 것이라 생각하니 너무 괴롭다"고 NBC에 전했다.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샤자다와 아즈메 남매는 1958년 영국 영화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끊임없이 봤다. 그 영향으로 샤자다는 타이태닉호 잔해에서 수습한 유물을 모아 둔 전시회를 즐겨 찾았다고 한다.


아즈메는 "오래된 가족사진을 보며 오빠와 조카에게 닥친 비극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며 "전 세계가 너무 많은 트라우마와 긴장감을 겪어야 했다는 사실이 속상하다"고 NBC에 전했다.

한편 아즈메는 2014년에 다발성 경화증을 진단받았다. 약용 대마초를 더 쉽게 구하기 위해 영국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사했다. 오빠인 샤자다를 포함한 가족들은 약용 대마초 사용을 반대했고 점차 그들과 멀어졌다고.



그러나 오빠의 아들인 술레만만큼은 늘 고모를 가까이했다. 아즈메는 술레만을 '철저하게 선량한 조카'라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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