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폐원 제동건 중구청장 "공공이익에 사유재산 제한 가능"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2023.06.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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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결정까지 6개월 소요 예상…"'의료공백' 없을 것" 자신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김길성 중구청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사진제공=중구청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김길성 중구청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사진제공=중구청


"주민과 시민 입장에서도 도심권 한가운데 병원이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유재산은 제한될 수 있다고 봅니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이 최근 폐원 절차가 진행 중인 서울백병원의 부지를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시와 뜻을 같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김 청장은 "서울시에서 도시계획시설 입안을 빨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실무적으로 긴밀히 협조해 6월 중 빠르게 내부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백병원을 운영하는 인제학원은 지난 21일 시의 도시계획시설 지정 검토 발표에도 폐원을 결정했다. 도시계획시설은 병원·학교·도로 등 도시가 운영되는 필수 시설을 의미하며, 해당 부지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면 인제학원 측은 시설을 유지하거나 다른 의료기관에 용지를 매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김 청장은 "도시 행정을 하다 보면 전체적인 부분에서 각 입지에 어떤 시설이 필요한지 들여다봐야 한다"며 "물론 (도시계획시설 지정으로) 사유재산이 제한될 수는 있겠지만, 공공의 복리와 이익을 위해선 제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청이 계획을 짜고 입안해 서울시가 결정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렇게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구에서 입안하면, 서울시에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서울시장이 최종결정을 하게 된다. 이 절차가 완료되기까진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병원의 폐원으로 당장 우려되는 '의료공백'과 관련해선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구청장은 "현재 백병원에 입원한 환자 숫자가 126병상 중 50병상 정도인데, 인근의 국립의료원의 남은 병상을 보니 충분히 받고도 남을 정도"라며 "그럼에도 혹시 발생할 의료공백을 감안해 주말이나 야간에 문을 여는 병원을 구청이 지원하고 주민에게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김길성 중구청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사진제공=중구청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김길성 중구청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사진제공=중구청
다만 적자 문제로 폐원을 결정한 백병원에 대한 구청 차원의 지원은 어렵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그렇게 되면 운영이 어려운 다른 병원도 모두 지원해야 하냐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은 아니기에 일단 병원 측의 최종결정을 보겠다"고 말했다. 백병원은 지난 20년간 1745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오랜 시간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김 청장은 이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남산 고도제한 완화'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남산에 있는 1·2종 주택과 빌라는 8m 정도 더 올라가고, 3종(대로변 주거지)의 경우 8m 이상, 20m까지도 올라갈 수 있게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본다"며 "서울시에서 6월 말쯤 (관련)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4년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직원들이 속도를 냈다"고 소개한 뒤 "주민들도 처음엔 (오래된 숙원사업이니) 한번 해 봐라, 되면 좋지 이 정도셨다"고 말했다.


남산 경관 보호 등 고도제한 완화 반대 목소리에 대해선 "보이는 걸 막자는 게 아니라 남산이 안 보이는데 불합리하게 규제가 있는 곳에 대해서 걷어내자는 것"이라며 조망권은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김 청장은 아울러 서울시가 추진하는 '남산곤돌라' 사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남산으로 올라가는 출발점에 대형버스 수십 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몇 대 오지 않는다"며 "만약 곤돌라가 생기면 남대문과 명동에만 머물던 관광객을 더 끌어들일 수 있고, '힙당동'(힙+신당동)까지도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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