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파행…野 "장제원 폭거" vs 與 "정청래 땐 일방통보"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3.06.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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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2023.06.22.[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2023.06.22.


"위원장 뵙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과방위가 제대로 운영 되겠습니까. 야당 간사인 저하고 대면이나 전화통화 심지어 카카오톡 메시지도 한 번 주고받은 적이 없어요."(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방위 야당 간사)

"(전임) 정청래 위원장 있을 때도 간사 간 합의한 적 없고 안건들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민주당은 안 했지만 우리는 절차에 따라 계속 (상임위 일정을) 협의했습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과방위 여당 간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22일 상임위원장 교체 이후 처음으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파행 속에 30여분 만에 산회했다. 여야 간 합의 없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밀어붙였단 이유로 간사를 제외한 여당위원이 전원 불참했고, 신임 위원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장제원 의원을 향해 "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며 장 의원과 위원장 직무를 대리한 박성중 의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장 의원이 별 다른 사유 없이 상임위 운영을 기피했다며 민주당 과방위원들이 단체로 위원장실에 몰려가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당초 과방위는 오는 28일 전체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지난 20일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KBS 수신료 분리징수 등 현안질의를 위한 회의를 열어줄 것을 요청하면서 전날(21일) 긴급하게 전체회의 일정이 잡혔다. 이날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박성중 의원은 "오늘 회의는 국회법 제52조에 따른 조승래 위원 등 10인의 개회 요구로 열렸다"며 "의사일정에 대해선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별다른) 의사일정 없이 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야는 지난달 정청래 민주당 의원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으로 상임위원장이 교체된 이후 의사일정과 각종 쟁점현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장 의원과 여당이 가장 시급한 현안인 '우주항공청 특별법'(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며 법안소위와 공청회 일정을 잡은 것을 두고 민주당이 여야 합의없는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강대강 대치 중이다.

이날 장 의원은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을 직무대리로 지정하고 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장 의원은 상임위 운영방식 등을 비판하는 민주당을 향해 두 차례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이 우주항공청 특별법 등 시급한 법안처리를 약속한다면 몇 번이고 전체회의를 개의할 것"이라면서도 "시급한 국정과제 처리를 이유도 없이 지연시킨다면 그런 무책임한 행태에는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민주당은 전체회의 전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진행된 우주항공청 개청을 위한 입법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조승래(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와 언쟁을 하고 있다. 이날 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2023.06.22.[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조승래(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와 언쟁을 하고 있다. 이날 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2023.06.22.
야당은 사고(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를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장 의원을 향해 상임위 운영을 기피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세상에 첫 전체회의에 위원장이 참석 안 하는 사고가 뭐가 있을지 몹시 궁금하다. 회의를 고의로 하지 않으려는 행위였다면 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본다"면서 "만약 민주당 의원들이 요청한 현안질의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국정을 포기한는 것"이라고 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위원장이 새로 와 (여야 간사를) 불러서 (법안소위를) 열어달라거나 얘기하고 협조요청이라도 제대로 했느냐. 얼굴 본 적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회의날짜를 정해 법안소위를 결정하는 게 위원장의 첫 폭거"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송현안 등이 쌓인 상황에서 장제원 위원장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현안부터 궁금증 풀어줘야 하는데 왜 이런 절차가 무시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정청래 위원장 당시) 민주당은 안 했지만 우리는 (일정에 대해) 여러 차례 충분히 말했고 하도 (협의가) 안 되니까 일정을 통보한 것"이라며 "간사 간 합의를 해 상임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장제원) 위원장도 1, 2(법안)소위가 진행되면 무조건 전체회의 열고 현안 질의도 충분히 받겠다고 분명히 얘기했고 꼭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날 박성중 의원을 향해 의사일정 변경동의서 표결을 요구했지만 박 의원은 "의사일정은 (여야) 합의된 바가 없고 우리 당은 반대하고 있어 간사와 협의하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은 박 의원에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의사일정변경동의 요청서를 제출한 것이고 지체없이 표결돼야 한다"면서 "박성중 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해 관련 절차를 밟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장제원 의원이 사고를 이유로 불참한 것도 믿을 수 없다며 과방위원장실을 찾기도 했다. 조승래 의원이 "위원장이 위원장실에 있다는 얘기가 있다. 사고가 아닌 게 명백한 것 아니냐"라며 위원장실에 들어갔고 장 의원을 찾지 못하자 "도망갔네"라고 말했다. 다만 과방위 관계자는 장 의원이 언제 들렀냐는 민주당 과방위원들의 질문에 대해 "온 적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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