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NASA' 우주항공청법 공청회, 野 불참에 '반쪽' 파행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3.06.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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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성중 소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6.21.[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성중 소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6.21.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22일 여당인 국민의힘 주도로 '한국형 나사(NASA)'로 불리는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 개청을 위한 입법 공청회를 열었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불참하며 파행했다. 여당은 연내 우주항공정책 콘트롤타워인 우주청 개청을 위해 조속히 입법절차를 밟아야 한단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합의되지 않은 의사일정이란 이유로 보이콧하면서 법안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과방위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우주 정책 전담 기관 관련 공청회'를 개최하고 '우주항공청 특별법'(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 등 5건의 우주청 설립 관련 법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공청회엔 과방위 여당 간사로 소위 위원장인 박성중 의원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박완주·하영제 무소속 의원만 참석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 등 민주당 소속 4명의 소위 위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과방위원장이 정청래 민주당 의원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으로 교체된 이후 우주청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주요 국정과제인 데다, 정부 구상대로 연내 우주청을 개청하려면 하위법령 준비, 청사 마련 등을 고려해 이달 내로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여당은 전날(21일) 3개월 만에 법안소위를 열어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안건으로 올려 심사하고, 하루 만인 이날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빠른 법안처리에 나서고 있다.

6월 임시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이틀 연속 진행된 법안소위 결과가 중요했지만 별 다른 소득은 없었다. 전날에 이어 이날 공청회도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 법안소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우주항공청 특별법 입법 당위성엔 공감하지만 장제원 의원 등 여당의 상임위 운영방식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우주청 공청회는 법안소위가 아닌 전체회의에서 열기로 했었다"라며 "법안소위에서 먼저 법안을 심사하고 나서 공청회를 하는 것도 통상적인 절차에 어긋난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박완주 무소속 의원도 이날 공청회에서 이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오랜만에 법안소위가 열렸는데 우주청을 만드는 게 시급하단 것은 여야가 모두 공감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에 이어 반쪽짜리 소위가 열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 간사 협의해서 소위 공청회가 아닌 (법안 관련) 중요한 부분에 대해선 전체 상임위에서 다양한 의견 듣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같은 야권의 주장과는 별개로 여당은 이날 공청회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과 관련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전날 법안소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외청 형태로 차관급 우주청장을 두는 정부안이 가장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이날 진술인으로 참석한 황호원 한국항공대 교수, 정소윤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최원호 과기정통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장 등 관련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공청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우주(정책 관련) 담당 과가 과기정통부에 2곳이고 항공 담당(부서가) 산업통상자원부 1곳 등 3곳 뿐이라 (우주청) 첫 단계는 차관급으로 독립적인 청 단위로 가는 게 맞겠다(고 논의가 있었다)"라며 "우주청은 새로운 전문분야고 인력확보 등 어려운 게 있어서 그런 점에 대한 특례 등을 두는 게 좋겠다. 우주항공청 특별법 마련되면 지금까지의 기구와는 다른 형태의 조직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대략적인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당은 상임위와 법안소위 모두 과반의석을 민주당이 점하고 있어 법안처리에 야당 협조가 필요한 터라 여야 협의를 통해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단 뜻을 밝혔다. 박성중 의원은 "어차피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되려면 법안소위에서 처리돼야 하는데 지금 여당이 소수"라며 "1단계 청문회는 어느정도 다 했다고 보지만 야당 설득을 위해 다시 한 번 모여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에) 몇 차례 (일정과 관련해) 협조해달라고 했는데도 답답하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과방위원장인 장제원 의원의 상임위 운영방식을 성토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우주항공청법) 공청회는 전체회의에서 하되 여야 간 별도 합의가 있으면 생략하거나 소위에서 하기로 했다"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방송 관련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전체회의를 빠르게 열어 현안질의를 하자고 요구했는데 (위원장이 거부하며) 사달이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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