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충치' 왜 많나 했더니…점심 먹고 이 닦는 중학생 15%뿐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3.06.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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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로 학교서 점심 후 양치질률 급감
만 12세 58.4% "충치 걸렸거나 치료 경험 있어"
경제 상태 낮을 수록 충치 유병률 높아

아이들 '충치' 왜 많나 했더니…점심 먹고 이 닦는 중학생 15%뿐


만 12세의 절반 이상이 현재 충지를 갖고 있거나 치료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점심식사 이후 양치질을 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2018년 대비 약 절반 정도 감소한 수치다. 저소득층 학생의 충치 유병률이 고소득 가정 학생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1-2022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2000년 처음 조사가 실시된 이후 8번째 조사다. 유치 건강 상태를 대표하는 만 5세와 영구치 건강 상태를 대표하는 만 12세 학생을 대상으로 치과의사가 각 기관을 방문해 구강검진과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조사 결과, 지난해 만 12세 학생의 영구치우식 경험자율(현재 충치를 갖고 있거나 치료한 경험이 있음)은 58.4%였다. 2018년 대비 2%포인트(p) 증가했다. 충치 개수는 평균 1.94개였다.

만 12세 응답자 중에서 점심식사 후 칫솔질을 한다고 답한 비율은 15.2%였다. 2018년 대비 무려 18.1%p 감소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세면장 등 공동 이용 시설을 통제하면서 수치가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점심 후 양치질률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추후 수치가 회복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 12세에서의 충치 발병과 구강 관리 행태는 경제 상황에 따라 달랐다. 설문조사 응답자에게 자신의 경제 상태를 상·중·하로 표기하게 했다. 자신의 경제 상태를 '하'라고 표기한 만 12세에서 영구치우식 유병률은 12.4%였다. 반면 '상'에서는 5.6%에 불과했다. 만 12세에서 저소득 그룹이 고소득층보다 충치 발생과 치료 경험이 두 배 이상 많았다는 얘기다.

또한 점심식사 후 칫솔질 실천율은 경제 상태 '상' 그룹(16.7%)이 '하' 그룹(13.7%)보다 3%p 더 높았다. 간식 섭취율은 '하' 그룹이 59.4%로 '상' 그룹보다 5.4%p 높았다.

치아 홈 메우기(치면열구전색)도 경제 상황에 따라 달랐다. 치면열구전색 영구치 보유자율은 경제 상태 '하' 그룹(61.4%)이 '상' 그룹(67.8%)에 비해 낮았다.


만 5세 아동의 유치우식 경험자율은 66.4%로 나타났다. 2018년 대비 소폭 감소(2.1%p↓)했다. 아동 1인당 충치에 걸린 유치는 3.41개였다.

연구 책임자인 마득상 교수(전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 회장)는 "2010년 이후 우식 경험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경제 수준·지역 간 격차 등 건강 불평등이 여전히 존재하므로 영유아 시기부터 치아 우식의 위험 요인 관리를 위한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유행에서도 우식(충치) 경험 및 유병, 우식경험지수 등 구강건강 수준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치과 진료 진찰, 칫솔질 실천 등 '구강건강관리 행태'는 악화됐다"며 "구강건강관리 행태는 구강건강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으나, 향후 아동 구강건강에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관련 요인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15개 어린이집과 201개 유치원, 423개 중학교에서 만 5세 및 만 12세 2만70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기간은 2022년 5월2일부터 10월3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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