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마약 패치' 청소년 10명 중 1명 "사용해 봤다"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3.06.2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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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국내 청소년 10명 중 1명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입 경로는 94.9%가 병원이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9~11월 전국 초등학교 4~6학년·중·고등학교 재학 청소년 1만7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청소년 매체 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나비약'으로 불리는 식욕억제제 복용 경험은 0.9%, 펜타닐 패치 사용 경험은 10.4%였다. 나비약은 62.7%가, 펜타닐 패치는 94.9%가 병원에서 처방받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펜타닐은 암 환자나 수술 환자 등 고통이 극심한 환자에게 투약하는 마약성 진통제다.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80배 이상 중독성과 환각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펜타닐에 취한 사람들이 좀비처럼 걸어 다니는 모습이 포착돼 '좀비 마약'으로도 불린다.



중·고등학생의 음주 경험은 13.7%로 2020년(11.6%)보다 증가했다. 흡연 경험은 4.2%로 2020년(4.6%)보다 감소했다.

청소년의 음란물과 폭력물 등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47.5%로 2020년(37.4%)보다 늘어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이용률은 2018년 19.6%에서 2020년 33.8%, 2022년 40.0%로 지속해 증가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사용(5.8%)하거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1.7%)한 청소년도 있었다.


도박성 게임 등 유해매체를 이용해 본 적 있는 청소년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사용(20.7%)하거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9.8%)한 경험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았다.

폭력 중에서는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가장 많았다. 오프라인이 10.6%, 사이버 공간이 7.3%였다. 성폭력 피해율은 5.5%로, '말이나 눈짓, 몸짓으로 성적 모욕감'(2.5%)을 느꼈다는 피해가 가장 컸다.

청소년의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면서 폭력 및 성폭력의 주요 가해자 중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람'의 비율은 2020년 72.1%에서 2022년 62.2%로 줄었다. 반면 '온라인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의 비율은 2020년 9.9%에서 2022년 17.3%로 늘었다.

최근 1년간 온라인 도박성 게임 이용 경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6%가 카드·화투 게임을, 2.8%가 온라인 도박 게임을 이용한 적 있다고 답했다. 1.6%는 인터넷 스포츠 베팅을, 0.9%는 인터넷 복권 구입을 경험했다.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 업소 중 청소년 이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멀티방·룸카페'(13.8%)였다. 일반 숙박업소(3.1%), 비디오·DVD방(1.7%), 무인 숙박업소(1.4%), 유흥·단란주점(0.5%), 나이트클럽(0.3%)을 이용한 적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아르바이트 경험률은 7.3%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었던 2020년 4.6%보다 증가했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 중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비율은 12.6%로 조사됐다. 2020년 29.9%에서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여가부는 "청소년들이 마약이나 도박 등 다양한 유해 요인에 노출됐다"며 "청소년 보호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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