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손정의, AI 투자대열 합류…"방어 끝. 공격 모드 전환"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6.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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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소프트뱅크그룹 주주총회 참석…"AI 혁명 선두주자 되고 싶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1일 그룹 주주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소프트트뱅크그룹 홈페이지 영상 갈무리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1일 그룹 주주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소프트트뱅크그룹 홈페이지 영상 갈무리


'비전펀드 투자 실패'로 반년 넘게 공식 행사에서 모습을 감췄던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그간 유지했던 투자 '방어모드' 종료와 함께 인공지능(AI) 열풍 합류를 선언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소프트뱅크그룹 주주총회에 참석해 비전펀드를 '공격 모드'를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그룹 산하 통신 자회사인 소프트뱅크 주주총회 참석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실적 발표 이후 7개월간 중단했던 공식 행사 참석을 재개했다.



손 회장은 "3년 전에는 보유한 현금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몇 년간의 방어 모드로 현재 소프트뱅크그룹의 유동성은 5조1000억엔(약 46조4406억원)에 달한다"며 이제 공격적인 투자로 전환할 준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비전펀드는 2년 연속 막대한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320억달러(약 41조272억원)로, 그 앞선 해의 200억달러보다도 늘었다. 이는 2017년 비전펀드 첫 출시 이후 최대 손실액이다.

손 회장은 특히 이날 주주총회에서 AI에 대한 설명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며 AI 혁명의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소프트뱅크 주주총회에서도 현재 AI 열풍을 촉발한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와 거의 매일 대화하고,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이야기를 나눈다며 AI에 대한 막대한 관심을 드러냈었다.



21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주주총회 현장 /AFPBBNews=뉴스121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주주총회 현장 /AFPBBNews=뉴스1
손 회장은 "AI 혁명은 이제 본격적으로, 폭발적으로 커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며 이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매일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챗GPT와 상의하며 '지혜의 벽타기'를 하고 있다. AI는 무궁무진한 힘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AI 혁명을 위한 발명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또 "'AI가 인간을 이길 것인가, 질 것인가'라는 논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미래에는 지능을 가진 로봇이 로봇을 생산하는 등 AI는 확실히 진화하면서 자기증식하고, 전지전능한 존재가 될 것"이라며 "AI의 진화를 가속하는 것이 사람들의 불행을 줄이고 더 자유롭고 즐거운 사회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AI 기술에 대해서도 고민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소프트뱅크그룹 사외이사이자 AI 전문가로 알려진 마츠오 유타카는 "ARM이 AI 혁명에서 정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영국 ARM을 234억파운드(약 38조6706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엔비디아에 ARM을 재매각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각국 경쟁 당국의 반대에 막히면서 나스닥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ARM 상장으로 최대 100억달러(약 12조9300억원)의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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