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명물 '십원빵'에 경고 날린 한은…"저작권 침해, 손배 검토"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2023.06.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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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찾은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 간식으로 자리잡은 십원빵. /사진=모 십원빵 판매업체 홈페이지 갈무리경주를 찾은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 간식으로 자리잡은 십원빵. /사진=모 십원빵 판매업체 홈페이지 갈무리


10원 동전 도안을 본떠 만든 '십원빵'이 경주를 찾은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 간식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한국은행이 십원빵 제조 업체들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2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 십원빵 제조 업체들에 도안 사용을 중지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제조 업체들이 10원 동전 도안을 무단으로 사용해 저작권 침해라는 판단에서다.



십원빵은 10원 동전을 본뜬 빵으로 하나에 3000원 정도다. 10원 동전에 경주 지역 관광명소인 불국사 안에 있는 국보 다보탑이 그려져 있다 보니 경주 명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수도권에서도 매장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프랜차이즈화됐으며 일본에서는 10원빵을 따라 만든 10엔빵도 나타났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였던 2021년 9월 십원빵 가게를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십원빵의 인기가 높아질 수록 10원 동전의 저작권을 가진 한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화폐 도안을 오남용하는 현상이 확산할 때 화폐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화폐도안 이용기준'을 두고 오남용을 규제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경우에도 영리 목적 활용은 불가능하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모두 그렇다.



이에 한은은 지난해 5월부터 사용 중지 협의에 나섰고 대부분 업체가 이를 받아들여 빵틀을 바꿨다. 다만 일부 업체가 설비 투자를 이유로 계도 기간이 지난 현재까지 10원 도안을 쓰고 있다.

한은은 협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저작권 침해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원만하게 타결이 되면 제일 좋다"이라며 "충분히 설득도 했었는데 안 된다고 하면 법 위반이기는 하기 때문에 대응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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