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2타다' 고사 위기에…'청각장애인 택시' 가맹사업 진출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3.06.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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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액터스, 공정위에 '고요한택시' 가맹사업 신청
국토부 증차규제 가맹택시로 푸나…업계 "활로 필요"

청각장애 기사가 운행하는 택시 '고요한M'. /사진=코액터스청각장애 기사가 운행하는 택시 '고요한M'. /사진=코액터스


청각장애 기사가 운행하는 '고요한M'이 가맹택시 시장에 진출한다. 당초 "타다와 같은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활성화하겠다"는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의 말과 달리 국토교통부가 고요한M 등 '제2 타다' 증차에 제동을 걸자 활로 모색에 나선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고요한M 운영사인 코액터스는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고요한택시'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국토부에도 플랫폼운송가맹사업 면허를 신청할 예정이다. 모빌리티 사업자가 가맹점(택시)을 모집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코액터스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블루'처럼 개인·법인택시에 브랜드 사용권과 규격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정 가맹비를 받겠다는 것이다.



코액터스의 가맹택시 진출은 제2 타다로 불리는 플랫폼운송사업자(타입1)가 플랫폼가맹사업(타입2)으로 확장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더 많은 타다 만든다더니…증차 시도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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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듬해 4월부터 플랫폼 기반 유상운송사업은 3개 형태로 정리됐다. 이 중 타입1은 옛 타다처럼 택시면허 없이도 유상운송을 할 수 있지만 국토부에 사업여부 및 운행대수 허가받아야 한다. △매출의 5% △운행회수당 800원 △허가대수당 월 40만원 중 하나를 선택해 기여금도 낸다. 현재 △코액터스(100대) △파파모빌리티(100대) △레인포컴퍼니(220대)가 포함됐다.



문제는 국토부가 타입1 증차에 제동을 걸면서 제2 타다 마저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실제 파파모빌리티는 국토부에 "280대를 추가로 늘리겠다"고 했으나 플랫폼운송사업심의위원회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 19일 열린 심의 회의에서도 허가가 나지 않았다. 사업자들은 "100~200대로는 차별화된 서비스도,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라며 "사업 불확실성이 크다보니 투자 유치 및 서비스 확대에 어려움이 크다"라고 입을 모은다.

코액터스가 가맹택시에 진출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타입1과 달리 타입2는 차량을 늘리기 용이해서다. 서울의 경우 사업구역 내 개인·법인택시의 1% 이상 또는 500대 이상의 차량을 확보하면 플랫폼가맹사업 면허기준을 충족한다. 면허 취득 후엔 자유롭게 가맹점을 확대할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선 코액터스가 △청각장애 기사가 운행하는 고요한M △일반 택시기사가 운행하는 고요한택시로 서비스를 이원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코액터스가 청각장애 기사를 '직접 고용'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온 점을 고려하면 자칫 사업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 과거에도 코액터스는 청각장애 기사가 법인택시 회사에 소속된 형태로 고요한택시를 운영했으나, 장시간 근무와 사납금 등의 문제로 기사를 월급제로 직접 고용하는 고요한M을 선보였다. 500대 이상의 가맹택시를 모두 청각장애 기사로 채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는 "공정위에 가맹사업을 신청한 건 맞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며 "차량대수가 일정 규모가 되지 않으면 사업 운영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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