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이규민 원장이 19일 사임했다. 이 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하여 기관장으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지난 3월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https://thumb.mt.co.kr/06/2023/06/2023061917232567232_1.jpg/dims/optimize/)
이규민 평가원장은 전날(19일) 입장문을 내고 "오래 시간 수능 준비로 힘들어하고 계신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라며 "6월 모의평가(모평)와 관련해 기관장으로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과정 범위 밖 수능 출제를 배제하라고 지시하는 등 '공정 수능' 지시를 공식적으로 내린 지 나흘만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평가원장의 임기는 2025년 2월까지였다.
그간 수능·모평 출제오류· 난도 조절 실패 등이 발생할 경우 평가원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경우는 잦았지만 모평을 이유로 사퇴한 원장은 이 평가원장이 처음이다. 이 평가원장을 제외한 전임 원장 11명(연임 포함) 중 7명이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직전 평가원장인 강태중 전 평가원장도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제가 오류로 출제되자 2021년 12월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다음 9월 모의평가까지 3개월 남짓 남은 시간 안에 새로운 평가원장 후임을 임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평가원장은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모를 받아 임명한다. 직전 강 전 평가원장이 2021년 12월 사임 후 이 원장은 이듬해 3월 임명됐다.
이같은 윤 대통령의 지시는 지난해부터 이뤄졌지만 지난 1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도 일부 문항이 교과과정을 벗어나 출제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 16일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백브리핑에서 "3월부터 '공정한 수능'이라는 정책목표를 가지고 6월 모평에서 처음으로 실현했다"며 "정부의 이러한 기조가 온전하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 다음날인 지난 16일 수능 시험을 총괄하는 이 모 교육부 인재정책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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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아울러 총리실과 합동으로 평가원 감사도 예고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과과정 밖에서 출제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등에 대한 감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전 진행된 평가원 감사는 2011학년도 수능 직후인 2011년 2∼3월 감사원이 진행한 종합감사(기관운영감사)였다. 감사결과 2008∼2011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출제위원 2명과 검토위원 9명의 자녀가 해당 연도에 수능 시험을 본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수능 출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전념해 2024학년도 수능이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