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규 컴패노이드 랩스 의장](https://thumb.mt.co.kr/06/2023/06/2023061910112160598_1.jpg/dims/optimize/)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현재 활동 중인 대부분의 투자자들도 이러한 유동성의 위기를 겪어본 적이 없다. 성장만을 바라보고 움직여 온 것에 익숙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나 투자를 이야기하고 성공을 위한 성장을 이야기해오던 것에 익숙했지, 위기에 대한 대처나 생존을 위한 유지와 자금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첫 번째, 많은 수의 직원보다 적정한 소수의 인재경영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 측면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가 바로 시리즈A에서 시리즈B 사이다. 인재 채용에 공을 들여야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창업자들은 좋은 인재를 볼 수 있는 눈이 부족하다. 대부분은 채용 경험이 부족하기도 하고, 필요한 포지션에 적재적소의 인재를 영입하려면 해당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그저 그런 직원을 채용하고 후회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경우에 따라 존폐 기로에 영향을 주는 상황도 벌어진다. 필요한 포지션을 그저 채우기보단 그 어느 때보다 조직 전체의 역량을 올려줄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그로스(growth)가 아닌 사용자 중심의 프로덕트 경영을 해야 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쓰인 그로스 전략은 소위 돈을 태워 고객을 끌어당김으로써 플랫폼 사이즈를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광고나 커머스 등을 붙여 돈을 버는 형태를 취했다. 이를 위해서는 최단 기간에 고객을 어떻게든 유인하는 형태의 마케팅 노력이, 좋은 UX를 제공하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노력에 비해 훨씬 중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상당수의 스타트업 프로덕트는 시리즈B·C 정도의 단계에서도 기초적인 UX조차 설계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더 이상 태울 돈이 부족해진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비용을 많이 줄이는 것은 마케팅 비용이다. 바꿔말하면 이제 진짜 진검승부가 벌어지는 때가 됐다. 필자가 모든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강조해온 UX에 관한 보다 진지한 노력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지금의 창업자들이 이 세 가지 경영 자질에 관해 이해한다면, 유동성의 시대에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 투자자로서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반드시 기억하고 실행하기를 기대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