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부실 우려에…새마을금고 예금, 2달간 7조원 빠졌다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3.06.1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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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새마을금고 예금잔액이 2달 연속 감소했다. 예금잔액이 2달 내리 빠진 건 2011년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로 인해 예금자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자금 이탈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새마을금고의 예금잔액은 258조281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262조1427억원보다 1.5%(3조8616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3월에도 예금잔액은 전달 265조2700억원 대비 1.2%(3조1273억원) 빠졌다. 예금잔액이 2달 내리 줄어든 건 2011년 3월 이후 약 12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2011년 3월 이후 새마을금고의 예금잔액이 감소한 적도 △2011년 10월(-5.0%) △2013년 2월(-0.1%) △2015년 8월(-0.1%) △2020년 3월(-0.5%) △2022년 10월(-0.5%) 등 5번밖에 없었다.



새마을금고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동안 신협 등 다른 상호금융 예금잔액은 외려 증가했다. 신협의 4월말 예금잔액은 136조7913억원으로, 전달 136조4209억원보다 0.3%(3704억원) 늘었다. 새마을금고·신협을 제외한 상호금융의 예금잔액도 같은 기간 472조3636억원에서 475조3615억원으로 0.6%(2조9979억원) 불어났다.

새마을금고에서의 자금이탈은 금리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예금이 3조원가량 빠진 지난 3월말에도 새마을금고의 예금금리는 저축은행 등과 비교했을 때 매력적인 수준이었다. 올해 3월말 일부 새마을금고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5.10~5.30%로,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인 3.77%보다 1.0%p(포인트) 이상 높았다. 당시 신협 일부 지점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4%대 후반 정도로, 새마을금고보다 높지 않았다.



금융권에선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자금 이탈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PF는 부동산 개발 사업의 수익성만 보고 내주는 대출이다. 주택담보대출처럼 담보가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서 고위험 대출로 꼽힌다. 새마을금고는 넓게 봤을 때 부동산PF의 일종인 관리형토지신탁 대출 취급액을 최근 몇 년 새 갑작스럽게 늘렸는데, 올해초 분양 시장이 침체하며 새마을금고의 부동산PF 리스크가 다시 조명을 받았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새마을금고의 관리형토지신탁 대출잔액은 15조7527억원으로, 2019년말 1694억원 대비 약 93배 급증했다. 관리형토지신탁 연체율은 처음 연체가 발생한 2021년(0.07%)부터 해마다 높아져 지난해 1월 0.71%를 기록했다.

새마을금고와 마찬가지로 부동산PF 위험을 떠안고 있는 저축은행도 예금잔액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저축은행의 4월말 예금잔액은 직전달 116조431억원보다 1.2%(1조4272억원) 감소한 114조6159억원으로 나타났다. 2월과 3월에도 예금잔액이 전달 대비 각각 1.5%(1조8325억원), 2.4%(2조9098억원) 줄어들었다.

새마을금고 측은 3·4월 예금이 빠져나간 것은 맞지만 최근 들어선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부동산PF 연착륙 우려가 나타나면서 예금잔액이 다소 줄어든 측면이 있다"면서도 "새마을금고의 부동산PF 정상화 노력으로 5·6월엔 예금잔액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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