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투자 아직 늦지 않았다"…제2의 엔비디아는?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6.1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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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꾸미]권기대 베가북스 대표①



챗GPT(생성형 인공지능 대화 서비스)가 촉발한 AI(인공지능) 투자 열풍으로 엔비디아 등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흙 속에 숨겨진 진주를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진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들도 있지만 AI가 사회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과 시장 규모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투자매력이 높은 기업들이 많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내 1세대 월가 금융인 출신으로 알려진 권기대 베가북스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챗GPT는 전무후무할 정도로 인류의 생산성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GPT와 생성형 AI는 혁명이라고 불러도 부끄럽지 않을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초거대 AI 모델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이기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AI 시장에서 글로벌 독과점을 인정하면서도 국내에서 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권 대표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텐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한글에 기반한 대화형 서비스나 의료, 반도체 등 각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오시면 인터뷰 풀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챗GPT 투자 아직 늦지 않았다"…제2의 엔비디아는?


Q. 국내 1세대 월가 금융인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계신데요.
▶권기대 대표 : 저는 원래 음대 지망생이었어요. 문화·예술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대학에선 경제학을 전공했죠. 그러다 1980년 미국 모건 은행에 들어가면서 당시 뉴욕증시의 분위기를 경험할 기회를 얻었고요. 덕분에 금융쪽 공부를 많이 했는데 제 마음에 안 들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여러 회사를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영화 평론가로 일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출판사 대표이자 '매크로웨이브 탐구자'로서 사회 각 분야의 트렌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Q. 올해 초 '챗GPT 혁명'이라는 책을 내셨는데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어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이 기술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해부터 챗GPT란 말을 알게 됐고 계속 화제가 되면서 관련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했죠.


AI 기술은 70여년이란 역사를 갖고 있는데 대중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건 알파고 이후부터 일 겁니다. 그런데 알파고 열풍도 금방 시들해졌어요. 바둑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거든요. 챗GPT는 다릅니다. 알파고가 바둑에서 했던 것 같은 일은 전 분야에 걸쳐서 하는 거죠. '범용성'이라는 장점 때문에 과거 알파고때와는 달리 사람들이 계속 관심을 갖고 열광하는 겁니다.

Q. 챗GPT가 기존 대화형 AI 서비스와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기존에 나왔던 AI비서는 누가 질문하든지 똑같은 답이 나옵니다. 예를들어 "오늘 날씨가 어때?"하고 물으면 누구에게나 똑같은 답을 하는 거죠. 챗GPT는 사람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답합니다. 그리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에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문장을 구사하죠. 챗GPT는 파라미터(매개변수)가 몇 만개 수준이 아니라 수백억, 수천억개나 됩니다. 쉽게 말하면 GPT나 생성형 AI는 인류가 갖고 있는 모든 집단지성을 학습했다고 봐야 해요.

중요한 건 GPT의 발전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겁니다. 올해초 이슈가 됐던 챗GPT는 GPT-3, GPT-3.5 모델이었는데 불과 몇 달 만에 GPT-4버전이 나오고 매개변수도 훨씬 늘어났죠. 이미지 생성쪽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고 이제는 동영상까지 생성해 내는 단계가 됐습니다. GPT가 우리 일상과 업무에 얼마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사람들이 깨달으면서 이 기술을 채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요.

Q.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술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가 먼저 치고 나가긴 했지만 구글의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GPT 기술의 근간이 되는 트랜스포머라는 AI 모델을 구글이 만들었거든요. 이 분야에서 구글을 따라갈 회사는 없어요. MS나 오픈AI도 구글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IBM도 지금 AI 기술 개발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고요. 테슬라나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다 AI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지금 엔비디아의 GPU가 워낙 난리지만 구글 등 다른 회사들도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어요. GPU 칩 하나에 8000만원이고 이게 수백개가 들어가는데 개발 할 욕심이 안 생길 수 없겠죠. 엔비디아는 반도체 제조에서 만족하는게 아니라 설계까지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회사 삼성도 얼마 전에 네이버와 손잡고 한국형 챗GPT를 만들겠다고 했고요. 이 시장은 서로 업역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겁니다.

Q. AI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은 어느정도 인가요?
▶안타깝지만 글로벌 AI 시장은 구글이나 MS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독과점이 될 수밖에 없어요. 이 근원 기술을 만들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돈과 인력이 필요하거든요. 삼성이나 네이버, 카카오가 이들과 한 판 붙어서 기술 경쟁을 해보자 이럴 수는 없는 상황이에요.

우리기업이 할 수 있는 건 선택과 집중이에요. AI 서비스는 굉장히 다양한 데 이 중에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루닛 (40,100원 ▼2,800 -6.53%)이에요. 이 회사는 AI를 활용해서 단순히 진단만 하는게 아니고 치료 솔루션을 제공해 줍니다. 난치병이나 희귀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기여를 하는 거죠.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의료기관에 솔루션을 계속 공급하고 있어요.

의료쪽에서는 루닛 외에도 뷰노 (31,050원 ▼1,750 -5.34%)라는 기업이 있고요. 언어 데이터쪽에서는 솔트룩스 (16,500원 ▼100 -0.60%)에 주목할만 합니다. 국내 AI 회사 중 처음으로 상장한 셀바스AI (12,640원 ▲110 +0.88%)라는 회사도 경쟁력이 있고요. 리벨리온 같은 반도체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그룹 정도가 맘 먹고 나서기 시작하면 다른 어떤 회사보다 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NAVER (174,800원 ▼3,200 -1.80%)카카오 (39,800원 ▼750 -1.85%)도 플랫폼 회사고 그 동안 쌓아 온 데이터가 굉장히 방대하기 때문에 국내 사업에선 유리하다고 할 수 있죠. KT (38,650원 ▲700 +1.84%)SK텔레콤 (54,200원 ▲100 +0.18%) 같은 통신사들도 미래 먹거리로 AI를 상당히 신경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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