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외국인 뜨는 中증시...-15% '수익률 꼴찌' 차이나펀드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3.06.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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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 외국인 뜨는 中증시...-15% '수익률 꼴찌' 차이나펀드


2023년 들어 전 세계 증시가 강세장이 거론될 정도로 반등한 가운데 중국 증시만 홀로 부진하며 중국 펀드가 수익률 꼴찌로 뒤쳐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탈중국' 흐름이 가속화된 여파다.

상반기 중국 경기 회복세가 기대보다 약했고 리오프닝(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에 못미친다는 우려가 주가 상승을 억눌렀다.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까지 불거지며 중국 펀드는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가별 해외주식형 펀드 중 중국주식형 펀드만 유일하게 연초대비 -8.95%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증시 반등으로 북미주식형펀드가 27.86%, 일본주식형 펀드가 20.45%, 유럽주식형펀드가 9.82% 오르고 국내 주식형펀드도 평균 24.52%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되는 성과다.

개별 펀드별로는 신한SOL차이나태양광CSI ETF(상장지수펀드)가 연초대비 -19.51%로 가장 부진했다. 미래에셋TIGER차이나클린에너지SOLACTIVE도 연초대비 -15.18%로 15%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액티브 펀드 중에는 KB통중국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5 펀드가 올 들어 -13.05%로 부진했다. 그밖에 유리차이나백마주뉴웨이브증권투자신탁, 미래에셋차이나본토증권자투자신탁 등이 연초대비 10% 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외국인들은 지난 5월 중국 본토(상하이 증시)에서 17억1100만 달러(한화로 약 2.2조원) 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6.6억 달러 순매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중국 증시의 발목을 잡는 변수로는 1)중국 경기둔화 우려 2)위안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3)미중갈등 격화가 거론된다.


특히 '세계 경제의 엔진'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 작년 말 빠르게 봉쇄를 해제했지만 올해 리오프닝 효과는 중국 내수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관찰될 뿐 한국 등 주변국을 비롯해 세계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확산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평이다.
위안화 이미지/사진=뉴스1위안화 이미지/사진=뉴스1
경기 부진에 위안화 약세도 계속됐다. 지난 13일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역환매조건부채권(7일 만기 역레포) 금리를 2.00%에서 1.90%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이로 인해 5월부터 이어지던 위안화 약세가 심화됐고 최근 위안화 가치는 심리적 환율 경계선인 포치(破七), 즉 달러당 7위안까지 급락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 효과가 제한적인 가운데 중국 금융시장도 한국·일본과 비교해 부진하면서 중국 위안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의 위안화 약세에는 주가와 함께 부진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경제의 더딘 회복에는 미국과 중국의 격화되는 무역긴장 등 대외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봉쇄 해제 이후에도 회복되지 못한 중국 부동산 시장 등 내수 경기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부연했다.

중국 증시 부진에도 2023년 들어 중국 펀드로 국내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중국 해외주식형펀드에는 총 6498억원이 유입됐는데 이는 국가별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다. 수익률 부진에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외국인의 복귀로 상하지 증시가 반등할 거란 의견과 지수가 정체된 가운데 실적이 견조한 일부 기업만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견해가 각각 제시됐다.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 증시는 외국인 수급 복귀, 리오프닝과 부양 정책 효과에 완만한 반등이 기대된다"며 "미국 금리인상 속도 조절과 중국 장기금리의 하방 경직성으로 외국인의 추가 이탈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하반기 중국 주식시장 투자전략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며 "중국 경기회복 모멘텀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고, 2분기를 정점으로 경기가 고점을 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강화되는 시점까지 증시는 좁은 박스권 등락이 이어지겠다"며 "지수 흐름보다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과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테마와 종목 중심 투자전략이 필요하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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